[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배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킨업체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또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시장 변화로 배달서비스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관련 인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어 향후 대책 마련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31일 업계 매출 1위인 교촌치킨은 이달 말부터 모든 치킨 가격을 평균 6~7%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 2012년 대표 메뉴인 오리지날 치킨 가격을 1만4천원에서 1만5천원으로 올렸고 2013년에는 날개(윙) 메뉴 가격을, 2014년에는 콤보 메뉴 가격을 각각 1만7천원에서 1천원 더 인상했다.
또 3년만에 교촌치킨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서 대표 메뉴인 '교촌 허니콤보(1만8천원)'의 가격은 2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인상이 언제 이뤄질 지, 인상 폭은 얼마나 될 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인건비, 임대료 등이 점차 오르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본사 마진 없이 인상되는 가격 모두 100% 가맹점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업계에서 최다 가맹점을 가진 제너시스BBQ는 이달 초 10개 품목 가격을 8.6~12.5% 인상한 바 있다. BBQ는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AI) 등을 이유로 올 초 가격을 인상하려 했지만 정부에서 제동을 걸어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맹점 수익 악화'란 이유를 들어 결국 이달 초 치킨값을 올렸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나머지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들 역시 수년간 계속되는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등으로 가맹점의 수익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촌, BBQ와 함께 '빅3'로 불리는 BHC를 비롯해 네네치킨, 굽네치킨 등 다른 업체들은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어 아직까지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치킨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이는 가맹점 보다 가맹본부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로 교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오른 2천911억원, 영업이익은 176억원을 기록했고 BBQ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2천197억원, 영업이익이 38% 급증한 19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들은 경영난으로 허덕이고 있는데 정작 본사에선 자사의 수익률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을 올려 고정비 인상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체들의 속사정은 다르다. 갈수록 배달 인력이 줄어들면서 이들을 고용하는 데 가맹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A 업체의 경우 한 매장에서 배달 인력 한 명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서울·수도권 기준 평균 250만원으로,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받는 월급(평균 70~80만원) 보다 훨씬 높다. 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배달 인력이 대부분 아르바이트 형태의 청소년들로 구성돼 있고 사고 위험이 큰 것도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치킨 가격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인건비'"라며 "배달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전체적인 인건비가 갈수록 급격하게 상승해 가맹점뿐만 아니라 가맹본부에서도 해결책을 마련해 보려고 하지만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 인력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어 업계 전체가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각 업체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배달 대행업체와 서로 손잡으려고 경쟁하지만 이것마저도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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