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 자신을 둘러싼 도덕성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먼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른바 재벌 저격수인 제가 당시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살았던 것에 대해 의문을 많이 가지고 계신다"며 "자식 교육을 위한 게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운을 뗐다.
김 후보자는 "개인적 사정이라 말씀 안 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영국에 안식년을 다녀와서 부인이 쓰러졌고, 대장암 2기 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생존률이 반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그 때 수술한 병원이 강남의 모 대학병원이었다"며 "그 뒤로 부인 치료를 위해 (은마아파트로) 이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은마아파트에 살지도 않으면서 위장전입을 했다고 말씀하시니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전세계약서가 있었다면 소명이 됐을 것인데 불행히도 보관을 안 했다. 은마아파트 관리비를 납부한 은행 기록은 가지고 있으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청담동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청담동 아파트라고 하니 고가의 아파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두 동 짜리 작은 아파트"라며 "1층 그늘진 곳 미분양된 상태의 아파트를 재건축조합사무실에 가 직접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20년 몸단속, 의혹 소명하면 결격사유 없을 것"
김 후보자는 2008년 12월 단독 명의로 발표한 논문이 같은 해 8월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노사정위원회 용역보고서 일부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의혹에 대해선 "청탁을 받은 글을 쓰면서 각주·참고문헌 처리에 일부 소홀한 부분이 문제제기된 것으로 안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외부 강연 소득 일부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는 매년 5월 세무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며 빠짐 없이 세금을 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1년에 수십 건 외부 강연·토론을 하는데 지급의무자가 신고를 안 하면 제가 다 기록했다가 다음해 5월 확인해 일일이 기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누락 건수는 자료를 주시면 확인해서 드리겠다. 탈세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예일대 연수 기업 스폰 의혹엔 "제가 한국에서 소액주주 운동을 한다는 평판 때문에 이사회 중 한 분이 추천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어느 기업 CEO가 추천했는지 알 수도 없고 알려고도 안 했다"고 일축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밝힌 '5대 비리(병역 면탈·부동산 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 관련자 공직 배제'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엔 "20년 가까운 세월 기업을 상대로 시민운동을 했고 그 기간 칼날 위에 서 있는 긴장감을 가지고 살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제 나름대로의 원칙에 따라 몸가짐을 단속했지만 국민 기대에 못 미친 점이 없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송구스럽지만 여러 의혹을 충실히 소명하면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렇게 큰 결격사유는 없다는 점을 설명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이영훈 기자 rok6658@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