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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의 '긴축 시사'…증권가 "통화정책 변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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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FOMC 앞두고 시장에 '신호'…"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등의 통화정책 긴축 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하면서 향후 기준금리와 채권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중립으로 전환되고 있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한국은행 67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었던 이 총재가 처음으로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날 채권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채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장단기물을 모두 순매도하면서 채권시장은 약세(금리 상승)로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총재의 발언이 지금까지 내놨던 통화정책 관련 발언과 비교할 때 상당한 변화를 보인 것이라며 당분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총재가 사전에 준비된 기념사에서 정책 기조의 조정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중장기적인 입장에서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4분기에는 금리 인상 신호가 강해지면서 단기물 채권의 금리 상승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망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 인상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일해지기 때문이다.

공 애널리스트는 "당장 자본유출이나 환율 급등과 같은 부담이 발생할 여지는 크지 않지만 기축통화국과 기준금리가 같아진다는 것은 통화당국 차원에서도 부담"이라며 "분위기의 환기가 절실해졌다는 점도 이번 발언의 배경"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등 긴축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에는 기준금리 동결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동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까지 수출은 전년보다 12.2% 감소했고 신정부의 기조는 분명하지만 실제 실행 추이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계부채 등 기존 통화정책의 제약요건 역시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6월 FOMC 이후에도 미국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외 여건을 고려해보면 통화정책의 근본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정부는 가계부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서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은 부족하므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소득 증가로 안정적인 소득이 확보되는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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