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오는 15일 결정하는 가운데 자금 조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미일연합이 베인캐피탈과 협력을 타진 중이다. 베인캐피탈과 함께 연합전선을 구축한 SK하이닉스에게 청신호가 켜졌다.
도시바는 오는 15일 이사회를 통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 브로드컴과 투자펀드 실버레이크 연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뒤를 이어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일본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모인 미일연합도 유력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난항을 겪고 있는 곳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SK하이닉스와, 기술 유출을 꺼려하는 일본의 정서를 뒤집기 위해 애플, 아마존 등에 협력을 구하고 있는 홍하이그룹, 독점교섭권을 주장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웨스턴디지털(WD) 등이 꼽힌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 정착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KKR로 구성된 미일연합이 기금 조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도시바가 요구하는 2조엔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베인캐피탈 등 다른 투자펀드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설명했다.
미국 베인캐피탈은 SK하이닉스와 함께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전에 나선 사모펀드다. 즉, 미일연합에 베인캐피탈이 합류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SK하이닉스도 참여해 한미일 연합전선이 구축된다. 유력시되고 있는 미국 브로드컴 연합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은 SK하이닉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직접 주도적으로 인수에 나서다가는 자칫 반독점 금지 규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또한 한국에 기술 유출을 꺼리는 일본 정부의 우려도 피해갈 수 있다. 기술개발협력을 앞세운 비용 효율적인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도시바가 미일연합의 한미일연합 가능성으로 인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1주일 늦출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설명한다는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베인캐피탈이 미일연합과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베인캐피탈은 여전히 주도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
웨스턴디지털(WD)은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도시바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WD를 배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WD는 최근 미일연합에 합류를 희망하고 있다. 출자 비율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있었지만 미일연합과 공동 인수 제안을 낼 방침을 세우고 양보를 거듭하고 있다.
WD는 줄곳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경영권 취득을 위해 도시바와 충돌했다. WD는 입찰 금액을 더 올리는 한편, 경영권에 대한 의구심을 덜어내기 위해 지분 취득 대신에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 공급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지 반응은 "일본 산업혁신기구 등 미일연합 측은 WD의 제안을 신중하게 파악 중"이라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점유율 11%로 낸드플래시 시장 5위를 기록했다. 타 업체 대비 가장 많은 점유율 상승을 이뤘다. 올해 하반기 72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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