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호텔업계가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자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포미족'을 겨냥해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빙수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했다. 그러나 올해도 4만원에 달하는 고가 호텔 빙수가 봇물을 이루면서 '지나친 고가 마케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특급호텔에서 판매되는 최고가 빙수는 JW 메리어트 동대문 서울의 '돔 페리뇽 빙수'로, 가격은 8만원이다. 이 제품은 JW 메리어트 동대문 서울이 지난 2014년 오픈과 동시에 선보인 것으로, '돔 페리뇽 샴페인' 1잔이 포함돼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첫 해 가격이 7만원대였으나 이듬해부터 8만원대로 올랐다. JW 메리어트 동대문은 '고가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이 제품이 '럭셔리 빙수'라는 점을 매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JW 메리어트는 스위스 알프스 산맥 몽블랑에서 유래된 고급 디저트 몽블랑 케이크를 빙수 버전으로 만든 '몽블랑 빙수'도 이번달부터 선보였다. 럼주 시럽이 들어간 이 제품의 가격도 3만7천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신라호텔은 지난 2008년 3만원대의 '애플망고빙수'를 처음 선보인 후 매년 고가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2014년 5월부터 3만9천원이던 애플망고빙수 가격을 7.7% 인상한 4만2천원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후 비싼 가격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애플망고빙수'는 제주도산 애플망고를 사용하고 팥 등 빙수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한다. 세 명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양도 많다. 서울에서는 올해 4만2천원, 제주에서는 2천원 인상한 4만5천원에 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원가 압박에도 가격을 4년째 동결했다.
포시즌스 호텔은 지난해 4만원에 판매하던 '망고 빙수' 가격을 올해 2천원 인상한 4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라호텔처럼 제주도산 망고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가격은 동일하다.
파크 하얏트 호텔의 '더 라운지'에서는 막걸리 아이스에 생크림, 베리류, 오렌지, 자몽 등을 얹은 '막걸리 빙수'를 4만원에 선보였다.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은 샹그리아로 만든 빙수를 2만8천원에 출시했고 콘래드 서울은 자몽빙수와 망고빙수를 각각 3만8천원, 4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마스카포네 치즈, 티라미수 케이크, 브라우니 조각 등과 커피 에스프레소가 올라간 '오마쥬 빙수'를 3만9천원에 내놨고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베리빙수, 모카빙수, 흑임자 빙수를 3만8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빙수 역시 3만~4만원 안팎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 호텔업체 관계자는 "빙수에 주로 많이 사용되는 망고는 출하 시기에 따라 물량 확보가 어려워 가격이 치솟는 등 불가피하게 높은 가격대에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가 압박도 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호텔들이 '고가'로 선보이고 있는 망고빙수의 주재료인 '망고'의 가격은 전년보다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입 망고 가격은 5kg 기준 전년 대비 23.3% 내린 3만5천600원에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각 호텔들이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빙수 가격이 지나치게 판매되는 측면이 있다"며 "높은 가격을 앞세워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년 전만해도 4만원대 빙수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4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호텔 빙수가 흔해졌다"며 "트렌드에 맞춰 1인용 빙수를 출시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2인 이상의 대용량 메뉴를 고가로 판매해 소비자의 편의성과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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