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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토확장 나선 SI·한섬…같은 뜻 다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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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해외 브랜드 재정비" VS 한섬 "토종브랜드 진출"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국내 패션업체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이 서로 다른 전략을 펼쳐 주목된다. 올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한섬은 내셔널 패션 브랜드에 방점을 찍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4월 프랑스 법인 '신세계 푸아레'(Shinsegae Poiret S.A.S)'에 250만 유로를 추가 출자했다. 신세계 푸아레는 지난 2015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명품 브랜드 상표권 매매 전문 회사 루바니스로부터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폴 푸아레(Paul Poiret)'의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해 이듬해 설립한 100% 자회사다.

폴 푸아레는 지난 1904년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폴 푸아레가 론칭한 브랜드로 샤넬과 함께 1900년대 초를 풍미했으나, 브랜드 명맥만 이어왔을 뿐 현재까지 남아있는 매장이나 제품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인수 당시 업계에서는 주로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수입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폴 푸아레 직접운영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투자를 통해 신세계 푸아레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번 투자에 대해 "브랜드를 살리기 위한 초기 비용을 투자한 것"이라며 "폴 푸아레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콜렉션을 선보인 게 아닌 만큼 올해부터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담당 인력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수 후 잠잠했던 신세계 푸아레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폴 푸아레 브랜드의 비즈니스 전개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모든 인력 현지 채용을 시작으로 브랜드 비즈니스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데다, 올해 F/W(가을·겨울) 패션쇼 개최를 잠정 목표로 이를 위한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 초에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제품 출시 계획은 없다"며 "첫 제품이 향수가 될지 패션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데다 출시 시기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섬, 국내 '토종'브랜드로 해외 진출 승부수

한섬은 'K-패션'을 앞세워 내셔널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시스템'과 '시스템 옴므', '덱케' 3개 브랜드가 한섬의 해외 진출을 이끌고 있다.

최근 덱케는 프랑스·이태리·영국 등 유럽 3개국과 일본·대만 등 아시아 2개국 등 총 5개국 수입의류 전문 편집숍과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 국내 토종 잡화 브랜드로는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런던패션위크'에 진출한 데 이어 영국과 프랑스에 쇼룸을 마련해 유럽·미국·아시아 등 패션 및 유통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세일즈에 나선 결과다.

한섬의 첫 잡화브랜드인 덱케는 '가죽'을 뜻하는 독일어로, 지난 2014년 론칭 당시부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한섬은 유럽 바이어에게 덱케를 알리기 위해 출시 직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체 편집매장 '톰 그레이 하운드'에 덱케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과 남성복 시스템 옴므도 한섬의 해외 영토 확장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초에는 내셔널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단독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 체인으로 대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시스템과 시스템옴므의 중국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 초 시스템옴므는 중국 항주대하(항저우따샤)백화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해외 브랜드들이 주로 입점한 백화점 2층에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입점했다는 설명이다. 시스템도 중국 최대 백화점 중 하나인 베이징 SKP백화점에 진출했다. 한섬은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50개 이상의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덱케는 오는 9월 열리는 런던패션위크 2018 봄·여름 시즌에 참여해 한국 출신 최유돈 디자이너와 함께 '덱케X유돈초이' 쇼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시스템도 올 상반기 중국 항저우 지역에만 4개의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돼 올해 10개 매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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