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도민선기자] 23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첫 방미 경제인단 명단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KT 황창규 회장이 빠졌다. 당초 두 사람은 일찌감치 대한상의에 방미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고, 그간 경제인단 동행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지만 이번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회장은 주요 기업인들 가운데 가장 먼저 방미 경제인단 참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권 회장은 지난 9일 철의 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이 있으면 가야 한다"며 "이번 미국 방문은 통상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이날 철의 날 행사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가 처한 어려움에 대한 논의가 많이 나왔고, 권 회장 역시 "글로벌 통상 마찰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차원의 통상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철강협회 회장이기도 한 권오준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가 미국 경제인들과의 논의 등 타개책 마련에 노력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황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경제인단 참가 의사를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KT는 최근 미국에서 새로운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7일 미국 보스턴시, 보스턴시 지정 인터넷 사업자인 넷블레이저와 3자간 업무협약(MOU)을 맺어 보스턴시에 KT의 기가 와이어 기술을 시범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KT는 이번 사업에서 장비, 노하우 등 기가 와이어 기술 제공을 맡는다. 실제로 황 회장은 지난 4월 직접 보스턴을 찾아 이번 프로젝트에 관한 기술협력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방미를 통한 경제협력의 이유가 충분했던 두 사람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기에 재계에서는 청와대 검열을 거치면서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측은 방미 경제인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대미 투자·교역, 미국 사업실적 및 사업계획, 첨단 신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 등을 선정 기준으로 했다"며 "현재 불법·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크게 빚고 있는 기업은 원칙적으로 참여를 제한했다"고 경제인단 선정 기준을 설명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의 사업 실적이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사업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향후 신산업, IT 분야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클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선정했다"며 "명단에서 빠진 기업들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성과나 계획 등에서 미국과 연결성이 부족한 편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들은 이번 경제인단 명단 제외에 대해 말을 아꼈다. 포스코 관계자는 "심사위원회에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선정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직접적으로 사업을 크게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KT 관계자는 "대한상의에서 주요 기업을 신청하라고 전달받아서 신청했다"며 "미국에서 현안 사업이 없어 이번 결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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