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는 동북아 안보 구도의 근본적 변화 속에서 대북 정책을 꾸려야 하는 어려움을 안게 됐다.
북한은 28일 밤 11시 41분 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고도는 약 3천700km, 비행거리는 1천 여km로서 사거리 기준 시 지난번 보다 더 진전된 ICBM급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보유하는 것은 기존 한반도 정세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ICBM을 보유하는 것을 인계선인 레드라인으로 여겨왔다.
북한이 지난 4일 ICBM급 미사일을 시험발사 한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강화해왔다.
이미 미국 상원이 북한 산업과 군사 활동에 필수적인 원유 금수 조치, 노동자 수출 금지 등을 포함한 법은 통과시켰다. 이 법이 통과되면 북한 뿐 아니라 이들과 거래해왔던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미국이 대북 관련 보다 강경한 정책을 펴게 된다.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각료들이 군사적 대응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미국의 동북아 지역에 대한 군사적 대응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맥마스터 美 백악관 안보실장과 미군 전략무기의 조기 전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 강화는 우리의 군사력 강화도 불러올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에서 우리 군의 독자적인 대응 능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적 도발의 원점을 타격하는 킬 체인 등의 조기 배치로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 강화도 논의될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강력한 무력시위의 방법에 대해 "우리 군의 독자적인 미사일 역량을 높이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한미 간 전략자산을 조속히 전개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거리 800km의 탄도미사일에 부착되는 500kg급 재래식 탄두로는 지하 수십 m 깊이에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 등 북한의 전략적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탄두 중량을 1t으로 조정하는 안이 논의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같은 동북아 지역의 군 자연스럽게 동북아 안보 환경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지금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북한의 미사일이 ICBM으로 판단된다면 적어도 레드라인의 임계점은 온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NSC회의에서 단호한 대응 속에서도 베를린 구상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변화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이 이같은 상황을 용인할 지는 미지수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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