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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갈등 탓? 시만텍, 웹 인증서 사업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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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 인증서 사업·PKI 솔루션 매각…"보안 플랫폼 집중"

[아이뉴스24 성지은기자] 세계 최대 웹 인증서 사업자 중 한 곳인 시만텍이 인증서 발급 사업을 접는다. 공개키기반(PKI) 관련 솔루션 사업도 함께 매각한다.

대신 통합 사이버 방어 플랫폼(Integrated Cyber Defense Platform)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만텍은 웹 인증서 발급 사업과 관련 구글 등 브라우저 업체들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시만텍이 해당 사업 매각 등 형태로 교통정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4일 시만텍은 웹 인증서 사업 부문을 디지서트(DigiCert)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디지서트는 미국에 본사를 둔 SSL 인증서 사업자로 전 세계 11만5천여 고객을 뒀다. 페이스북, BMW, 페이팔 홀딩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

사모투자사 토마 브라보(Thoma Bravo)가 지난 2015년 디지서트의 지분 대다수를 인수했기 때문에 실질 소유주는 토마 브라보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결정에 따라, 시만텍은 디지서트로부터 9억5천만달러(한화 1조706억원)를 현금으로 받는다. 특히 거래 종료 후 디지서트 보통주 기준 지분 약 30%를 양도받기로 해 단순한 사업 매각이라기 보다 양쪽의 전략적 제휴 강화 등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해당 거래는 올 연말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만텍, SSL 인증서 사업 매각 왜?

시만텍은 이번 매각과 관련 공식 입장을 통해 "통합 사이버 방어 플랫폼에 집중하고자 해당 사업을 매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엔드포인트, 네트워크, 클라우드 등 IT 인프라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사이버 보안 플랫폼 제공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인 것.

그동안 시만텍은 일련의 사업 매각과 인수를 통해 통합 사이버 보안 플랫폼 구축에 의지를 보여왔다.

데이터 관리 사업 부문인 베리타스(Veritas)를 매각하고, 웹 보안 등에 경쟁력을 지닌 블루코트(Blue Coat), ID 도용방지 업체 라이프록(LifeLock)을 인수하며 사업을 재편했다.

그레그 클라크 시만텍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를 통해) 시만텍은 통합 사이버 방어 플랫폼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시만텍은 파이어글래스, 스카이큐어를 인수합병(M&A)하면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시만텍은 브라우저 격리 기술에 특화된 이스라엘의 엔드포인트 보안업체 '파이어글래스'와 모바일 위협 방어(MDD) 기술에 전문성을 지닌 모바일 보안기업 '스카이큐어'를 인수한 바 있다.

이 또한 통합 사이버 방어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SL 인증서 부정발급, 매각에 영향 미쳤나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만텍이 SSL 인증서 부정발급으로 웹 인증서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구글 등 브라우저 업체들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은 것이 사업 매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3월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에서 모든 시만텍 계열 인증서(베리사인, 지오트러스트, 서트 등)의 신뢰 수준을 점진적으로 불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시만텍 인증서가 사용된 HTTPS 웹사이트가 크롬 브라우저에서 '안전하지 않음'으로 표시되도록 하는 것.

시만텍 이름으로 부정발급된 인증서가 다수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은 또 시만텍의 SSL 인증서 발급을 대행하는 등록기관(RA) 등이 도메인 소유권을 올바르게 확인하지 않는 등 여러 해에 걸쳐 약 3만 건의 인증서를 부정발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시만텍은 구글 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SSL 인증서가 잘못 발급된 것에 대한 책임과 대응 차원에서 별도의 신뢰성 향상 계획안을 마련하기도했다. 다만 이 계획안에 구글 등 브라우저 업체가 동의하지 않으면서 이견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시만텍은 2015년에도 SSL 인증서 부정발급 건으로 구글과 갈등을 겪었고 제재받은 바 있다"며 "일련의 부정발급으로 구글 등 브라우저 업체가 이번에 강력한 제재를 가했는데, 이에 웹 인증서 시장에서 신뢰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브라우저 업체들은 시만텍이 SSL 인증서를 발급할 시 다른 인증기관과 협력해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만텍의 권한을 낮추고, 기술적인 면에서 하위인증기관(subCA)이 되도록 했다"며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사업을 매각한 거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놨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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