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엔씨소프트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부진했지만 8일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부진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3분기 실적은 사상 최고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리니지M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적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5% 늘어난 2천58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4% 감소한 3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실적예상치 평균)인 710억원을 크게 하회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의 김성은 애널리스트는 "리니지M 출시에 따른 이용자 이탈과 이벤트 부재로 온라인 리니지 매출액이 33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4.3% 감소했고, 블레이드앤 소울과 아이온 등 주요 온라인 게임들의 부진도 지속됐다"고 풀이했다. 또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 부진으로 로열티 매출액도 전분기보다 43.1% 줄어든 361억원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리니지의 부진과 리니지2 레볼루션 로열티 하락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분석됐다.
◆리니지M 힘입어 3분기 사상 최고 실적 낼 전망
증권사들은 그러나 2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사상최고수준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증권의 김윤진 애널리스트는 "리니지M의 일평균 매출액을 42억원으로 가정(7월까지 70억원 상회 추정)하고, 온라인 리니지1이 2분기를 바닥으로 소폭 반등할 경우 3분기 매출액은 5천8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8% 늘어날 수 있고, 영업이익은 2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억원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KTB투자증권의 이민아 애널리스트는 더욱 긍정적인 시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리니지M의 7월~8월초 일매출이 70억~90억원 내외에서 유지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3분기 리니지M의 일매출 추정치를 50억원으로 잡게 되면 3분기 매출액은 6천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급증할 것"으로 관측했다.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과 리니지M 프로젝트 인센티브를 100억원 이상 반영해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6억원 확대된 3천32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그는 이어 "리니지M의 성과는 시장 기대치 이상이며 온라인 리니지 매출 하락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등 타 지식재산권(IP) 활용 모바일 게임 흥행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해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의 이창영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 엔씨소프트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실적을 낼 가능성에는 동의했지만, 현 수준의 실적이 유지되기 어렵고, 리니지M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게임사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에 경계감을 표현했다.
그는 "현재 리니지M의 일평균 매출액이 50억~70억원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모바일 MMORPG의 특성상 초기에 아이템구매(확률형 아이템 등 게임의 재미배가를 위한 유료아이템 구매)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매출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엔씨소프트가 초반 과열 특성에 부합해 아이템 판매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게임 내 이용자간 밸런스가 훼손되면 중급 이용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있고, 개인간 아이템 거래가 허용되면 회사가 판매하는 아이템을 개인간 거래를 통해 구매해 회사 매출은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아울러 "온라인 리니지의 장기흥행 원인은 10여년간 게임 내 사용자들이 스스로 구축한 정치/경제 시스템이어서 모바일의 작은 화면에서도 단시일 내 온라인처럼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리니지M 흥행에 따른 모바일로의 회사 리소스 이동으로, 기존 주 수익원이었던 온라인 게임매출이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현재 온라인 매출 100은 모바일 매출 150과 맞먹는 수준이란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됐듯이, 현재 엔씨소프트의 손익 구조는 리니지M을 제외한 게임의 매출은, 현재 엔씨소프트의 고정비조차 커버해주지 못하는 수준이며, 향후 엔씨소프트 실적은 리니지M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마치 '원 게임 컴퍼니'의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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