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지연기자] 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 문제를 두고 입장차를 보였다. 중진의원들은 보수통합을 한 목소리로 주장했으나 홍준표 대표는 "인위적 통합은 부자연스럽다"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포문은 강석호 의원이 열었다. 강 의원은 16일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3선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가는 곳마다 '너희 하는 꼴이 보수가 이렇게 갈라져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할 거냐'고 한다"며 "어떻게 하면 보수를 합칠지 방안을 찾아 안정적인 보수를 끌어들인 다음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계기가 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저는 자유한국당이 갖는 보수 개념과 범위, 그리고 바른정당 보수와의 차이점, 태극기 조원진이 있는 당의 차이점 이런 부분을 알고 있다"며 "하나의 보수로 뭉치는 대안을 지도부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굳이 인위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선거와 국민의 선택을 통해 자연적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원진은 크게 신경 쓸 세력이 아니고, 바른정당과의 관계는 인위적인 통합보다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인 통합이 될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에 의해 정리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권성동 의원이 나서 "대표님께서는 얘기를 다 듣고 난 후에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대표님이 결론을 다 내려놓으면 의견을 개진하고 싶어도 하기가 어렵다"고 홍 대표의 발언을 저지했다.
권 의원은 "저는 대표님 생각과 다르게 보수 통합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인위적인 방법보다 자연스런 방법이 더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지금 시대 상황에서 보수정치를 하면서 해야 할 시대적 사명은 보수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용 의원도 "지역을 돌아다녀 보면 국민들의 목소리가 분명하다. 보수가 지리멸렬하면 안되고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표님 말씀도 일리가 있지만, 문제가 있으면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는 게 맞다"고 가세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 100일 동안 질풍노도와 같이 좌파 편향적 국정 운영, 독선, 독주 그리고 나라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표퓰리즘 정책을 계속 쏟아냈다"며 "잘못된 국정 운영에 대해 야당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반성해야 한다. 그런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의 힘을 모아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보수 통합 문제는 간단히 넘길 문제 아니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홍일표 의원 역시 "보수의 분열이 (지난 대선) 패배의 큰 원인이었다. 보수 통합에 대해 선거로 자연히 될 것이라 생각하면 조금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거들었다.
윤상현 의원은 "국민 눈에는 한국당, 바른정당, 애국당 다 그놈이 그놈"이라며 "과거의 시시비비를 넘어 서로 함께 통합하는 게 보수가 살길이다. 대표님께서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홍 대표는 "전쟁을 할 때 보면 속전속결이 있고 지구전이 있다. 보수가 다 통합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문제"라며 "통합의 방법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지 통합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분명히 있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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