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GS홈쇼핑이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메란티 아세안 성장 펀드(Meranti Asean Growth Fund)에 총 3천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17일 밝혔다. 총 2천억 달러 규모로 설립되는 이 펀드는 GS홈쇼핑과 동남아 투자회사(MAVCAP, MAHANUSA) 등이 유동성공급자(LP)로 참여한다.
메란티 펀드는 동남아시장의 최대 규모의 벤처 펀드 중 하나로, 첫 번째 투자처는 인도네시아 소재 인공지능(AI)기반 커머스 업체인 '세일스톡'으로 결정됐다.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를 가진 중국계 기업 고비 파트너스(Gobi Partners)가 펀드 운영사(GP)로 참여한다.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 내의 동남아 전담 인력은 투자심의회와 자문위원회 멤버로 활동하며 펀드 운영에 적극 참가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과 동남아 스타트업 사이의 전략적 연계 방안을 꾸준히 살펴볼 예정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6억명 이상의 소비자를 가진 동남아는 연 평균 경제 성장률이 7%로, 그중 온라인 시장은 최근 5년 간 연 평균 22%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동남아 주요 국가들인 6개국의 평균 인터넷 보급률이 53%를 넘어가고 있으며, 모바일 쇼핑 이용자도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시장잠재력도 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남아 벤처펀드 중에는 1억 달러 이상의 규모를 가진 펀드가 많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메란티 펀드는 이미 검증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나갈 계획으로 동남아 벤처 생태계 조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이어 동남아까지…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구축
GS홈쇼핑은 지난 2011년부터 국내외 벤처기업에 꾸준히 투자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왔다.
현재 B2C·C2C, 플랫폼 등 커머스 영역을 포함해 검색·콘텐츠·마케팅·O2O(온·오프라인 연계)·소셜네트워크 등 다방면에 걸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투자 금액까지 더하면 총 1천700억원 이상을 벤처생태계 조성에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GS홈쇼핑과 관련된 전 세계 스타트업의 수도 3백여개에 이른다.
GS홈쇼핑은 홈쇼핑모아 '버즈니', 포인트 적립서비스 '스포카', 다이어트 코칭 '다노',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플랫폼 '제로웹' 등 업무 연관성이 높은 국내 스타트업들에는 직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까지 합치면 약 800억원을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GS홈쇼핑은 이미 동남아 시장 벤처 펀드인 500 두리안(Durian) 펀드에 4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동남아 4개국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등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왔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GS홈쇼핑은 동남아 시장의 인수합병(M&A), 신사업 모델 발굴, 동남아 모바일 생태계 참여, 이슬람문화군 사업기회 활용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또 이 외에도 GS홈쇼핑은 BRV 펀드, 시노베이션(Sinovation) 펀드 등을 통해 중국의 스타트업에도 3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 박영훈 전무는 "이번 투자는 GS홈쇼핑이 스타트업과 해외 시장에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 결합된 형태"라며 "글로벌 유명 브랜드에 대한 M&A와 별도로 스타트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GS홈쇼핑·스타트업 동행…미래 성장 전략 마련
이처럼 GS홈쇼핑이 스타트업 투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GS홈쇼핑은 스타트업에 자금과 기반을 지원하되, 이들의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국내외 비즈니스에 접목하면 투자 수익 이상의 '윈윈 구조'를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직접 투자가 아닌 글로벌 벤처펀드 투자는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더 활발히 할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한다.
GS홈쇼핑은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GWG(Grow with GS)는 GS홈쇼핑의 벤처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프로그램으로 대기업과 스타트업, 스타트업 상호간의 교류를 통해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네트워킹 조직이다.
다양한 세션을 통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 IT 역량 강화 등을 꾸준히 지원해 국내와 베이징, 싱가포르 등에서 벤처 펀드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쇼케이스를 열기도 했다. 또 GS계열사 및 스타트업간의 협업 지원, 다른 스타트업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는 등 1~2개월에 한번씩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에는 GWG에 참가한 다이어트 코칭 스타트업 '다노'의 제품이 GS리테일에 입점한 바 있으며, 지난 5월 진행한 반려동물 GWG에서는 관련 스타트업인 '위닝헤빗'이 신규 투자를 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도 GS홈쇼핑은 미래사업본부 내에 스타트업을 위한 COE(Center of Excellency)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COE 조직은 스타트업의 경쟁력 강화와 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개발·UX(사용자경험)·IT·마케팅 등의 전문 인력을 두고 스타트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항을 상시 지원하고 있다.
GS홈쇼핑 허태수 부회장은 "스타트업의 열정과 대기업의 인프라가 만날 때 미래 시장을 이끌 힘이 탄생할 것"이라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성장 전략으로, 우수한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 교류 협력으로 GS홈쇼핑의 성장을 이끌고 스타트업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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