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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WD' 사업 합의 모색…SK하이닉스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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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 비율 및 경영권 두고 막판 합의 지속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적정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매체들은 도시바와 WD가 큰 틀에서 합의를 도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WD가 포함된 신미일연합 역시 한미일연합과 마찬가지로 인수 완료까지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

29일 쿄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정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28일 일본을 방문한 스티브 밀리건 WD CEO는 도시바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과 만나 도시바 메모리 사업무 매각에 대한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 대략적은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르렀으며, 29일에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가 완료된다면 오는 31일 그 내용이 공개될 공산이 크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는 지난 6월 21일 결정된 한미일연합이다. 한미일연합은 일본산업혁신기구를 중심으로 일본정책투자은행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SK하이닉스가 포함돼 있는 컨소시엄이다. 당초 6월 28일 최종매각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불발로 끝나는 분위기다.

현재 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진영은 한미일연합에서 SK하이닉스가 제외되고 그 자리를 WD가 메우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신미일연합으로 불리고 있다.

◆ 도시바 내년 3월 최종매각, 일본서 경영권 유지

신미일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최종매각계약을 체결하더라도 한미일연합과 마찬가지로 가시밭길이 놓여진다. 내부적으로는 도시바와 WD가 이번 계약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에 대한 대립과 외부적으로는 반독점 규제 통과 여부다.

도시바 입장에서는 갈길이 바쁘다. 내년 3월말까지 매각을 완료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간 WD의 방해로 지지부진 시간이 지연됐다.

초기 한미일연합의 최종매각계약 지연 여부가 SK하이닉스로의 기술유출 우려로 여겨졌으나 실상은 WD가 독점교섭권을 요구하면서 진행한 여러 소송으로 점철됐다. 일본산업혁신기구도 도시바가 WD와의 갈등을 해결치 못한다면 합의가 이뤄질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자칫 매각 자체가 WD의 소송으로 백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의 정황상 도시바가 WD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음이 드러났다. 당초 도시바와 일본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하기로 한 업체는 샌디스크다. 낸드플래시 사업 확장을 위해 WD가 샌디스크를 인수하면서 WD가 전면에 서게 된 형태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진행하며 결국 WD가 아닌 한미일연합을 선택했으며, 끊임없이 WD 정보차단에 매달렸다.

도시바와 WD는 현재 미국과 일본 지역에서 총 5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치의 물러섬도 없다는 점을 이미 확인한 상황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미일연합으로 계약 대상자를 바꾸는 데 있어 법적인 문제는 없으나 도의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제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 WD, 반독점 심사 회피 이후 경영권 넘볼듯

WD 입장에서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인수하고 경영권에 참여하는 게 최종목표일 수 있다. 일본 현지에서도 끊임없이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WD가 약 1천500억엔을 출자하기로 합의해 처음에는 의결권 없는 전환사채 또는 우선주 인수로 조정하고 있기는 하나 향후 보통주로 전환해 의결권을 갖는 형태로 전이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SK하이닉스로의 기술유출을 우려하며 지적했던 내용과 비슷하다.

WD의 신미일연합도 기본적은 틀은 한미일연합과 비슷하다. 2조엔에 달하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금액 중 WD가 1천500억엔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일본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 KKR 등이 나선다. 의결권 기준으로 과반의 지분을 일본 업체가 가지고 도시바 또한 일부를 출자하는 방식이다. 인수자금 중 7천억엔 정도를 도시바 주력 거래 은행에서 대출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WD가 초기 융자 형태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이유는 반독점 규제 심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신미일연합은 주요 국가의 반독점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WD가 융자 투자 성격을 유지한다면 반독점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장 큰 난관은 중국의 반독점 규제 심사다. 중국이 이번 매각건을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는 게 일본 현지의 반응이다. 방침을 무시하고 매각을 강행하면 자칫 심사 기간이 장기화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판매 금지 통보가 내려질 수 있다.

반독점 규제 심사 통과 이후도 합의 내용 중 하나다. WD는 메모리 사업부 인수 완료 이후를 위한 합의를 도시바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자 비율과 경영권 문제가 크다.

한편, 도시바와 WD는 구체적인 계약서 작성을 위해 양측의 변호사 등을 대동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31일 최종 합의 내용이 공개될 수 있으나 실질적인 최종매각계약은 9월 중 이뤄질 수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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