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도입된 '의무고발 요청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수민 의원(국민의당)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의무고발 요청 사건처리내역' 을 보면, 최근 3년 반 동안 중기부에 접수된 공정위 미고발 사건 237건 가운데 14건만 중기부에서 고발이 이뤄졌다. 이 중 대기업은 CJ 대한통운과 LG전자, SK C&C, 아모레퍼시픽 등 4군데였다.
지난 2014년 도입된 의무고발 요청제도는 전속고발권을 지닌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만 부과한 사건이라도 중기부가 요청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무조건 검찰에 고발하는 제도다.
미고발 처리된 세부내역을 보면, 중기부에 지난 2016년 접수된 기아자동차의 '거래상 지위남용행위의 건', 대림건설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한 건' 등이 미고발조치됐다. 지난 2015년에 접수된 두산건설과 대우건설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한 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5년 접수 사건인 GS홈쇼핑, CJ오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우리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기업들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및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건도 모두 미고발 조치됐다.
이 밖에 제일기획, 이노션 등의 '불공정하도급 거래행위에 대한 건', 농심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등에 관한 건', LG유플러스와 KT의 '시장지배적지위남용에 대한 건'도 모두 미고발 처리됐다. 2014년도에 접수된 한화에 대한 '특정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건' 2건과 금호, 롯데, 신세계에 대한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한 건도 마찬가지였다.
김수민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의무고발요청제도가 중기부의 대기업 눈치보기 때문에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중기부 전문 인력 충원 및 심의위원회 보강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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