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1년6개월 앞당겨 드릴십 조기 인도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1척을 당초 예정일자보다 1년 6개월 앞당겨 인도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영국 엔스코(Ensco)사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1척을 지난달 29일 선주사에 인도했다. 이 선박은 인도에 앞서 지난달 20일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서 'ENSCO DS-10'으로 이름붙여졌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3년 6월 약 5억2천만달러에 수주한 이 드릴십은 길이 220m, 폭 38m, 높이 18m 규모다. 최대 수심 1만2천피트(3.6km)의 해상에서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4만피트(12km)까지 시추할 수 있는 고성능 드릴십이다.

선형을 최적화하고 트러스터(드릴십 선체 하부에 장착되는 추진기)의 운용 효율을 개선해 이동 시 연료 소모량을 기존 모델 대비 50%나 절감했다. 또 다단계 수질오염 정제시스템, NOx 배출저감장치 등을 장착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기도 하다.

원래 이 드릴십의 최초 인도 예정일은 지난 2015년 8월이었지만, 시황 악화로 선주 측에서 두 차례 인도 연기를 요청하면서 인도가 오는 2019년 3월로 미뤄진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엔스코사에서 드릴십 용선계약을 따내면서 선박의 조기 인도를 요청했고, 이에 예정일을 1년 6개월 앞당겨 조기 인도할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인도 시 받게 되는 잔금 7천500만 달러도 이번에 수령했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조기 인도는 최신형 고사양의 드릴십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분석 사이트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신규 용선계약을 체결한 심해용 드릴십은 2척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 이후에는 드릴십 7척이 신규 용선계약을 따냈다(6개월 이상 용선계약 기준).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엔스코사는 기존 선대 중에 용선하지 않은 상태의 드릴십 3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인도한 드릴십을 용선 계약에 투압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드릴십 조기 인도 사례와 같이 시황이 회복되면 최신형·고사양 드릴십부터 시추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