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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C 판정, 韓 세탁기산업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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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판매제품 80%가 관세인상 우려…절충안 가능성은 有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이 우리나라 세탁기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10일 증권사들이 전망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미국의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 5일 미국 ITC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가 미국 세탁기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고 판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미국 ITC는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 후 11월 21일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수위와 강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ITC 판정은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조치) 발동으로 직결되진 않으나, 향후 청문회 등을 거친 후 12월 4일까지 판정 및 구제조치 권고 등의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60일 이내 조치 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다.

KB투자증권의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이번 판정의 배경에 미국 가전업체인 월풀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트랙라인에 따르면 한국의 북미 세탁기 점유율은 2014년 이후 3년 만에 8%p가 증가했다. 2014년에 삼성전자는 10%, LG전자는 13%였던 점유율이 2017년 상반기에는 삼성전자 17%, LG전자14%로 확대된 결과다. 반면에 월풀은 2014년에 41%였던 점유율이 같은 기간 동안 3%p 감소해 2017년 상반기에는 38%로 뒷걸음질 쳤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월풀이 북미 가전의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 청원을 제기하며 한국 기업의 관세 인상을 유인하려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만약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발효된다면 미국 수출물량 80% 이상을 이미 태국과 베트남에서 현지화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는 태국과 베트남 생산물량의 관세 인상이 불가피해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의 박강호 애널리스트도 "국내(한국) 생산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세이프 가드가 적용되지 않지만, 미국에 판매되는 세탁기 대부분은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약 80%(이하)를 태국, 베트남 등에서 생산해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를 중심으로 글로벌, 미국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과정에 있는데, 프리미엄 세탁기 비중이 높아 세이프가드 실시가 결정되면 향후 매출 및 이익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에 관세 부과로 미국 경쟁사(월풀 등) 대비 가격 경쟁력 약화로 점유율 하락(매출 감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KB증권의 김 애널리스트는 이번 미국 ITC의 결정이 한국 가전업계에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양국의 절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그는 "북미 세이프가드 발동 시 미국 가전매장에서 한국산 세탁기가 사라지면 곧 세탁기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결론적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현재 삼성전자, LG전자가 추진 중인 북미 현지 가전공장 건설(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이 지연될 경우 수천억원 규모 투자와 2천여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미국 ITC 결정에 관한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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