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내년 5세대통신(5G) 상용화를 앞두고 정부와 통신업계가 주파수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표준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은 28㎓와 3.5㎓에서 대역폭을 마련하고 있지만, 향후 수요 증가에 맞춰 이미 사용 중인 주파수를 재사용하는 방안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5G 시대를 맞아 기존 2G나 와이브로용 주파수 정리 등도 불가피 전망. 추후 기존 가입자를 위한 이용자 보호 등 대응방안 마련도 주목된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5G 서비스를 위한 'K-ICT 스펙트럼 플랜'에 따라 내년까지 28㎓ 대역 최소 1㎓ 폭, 3.5㎓ 대역 300㎒ 폭 등 최소 1.3㎓ 폭의 신규 주파수를 확보하는 1단계 계획을 추진중이다.
아울러 업계의 주파수 효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도 진행중이다. 이통사와 제조사들은 단말기 칩에서 다중안테나를 이용하거나(MIMO), 직교 진폭 변조(QAM) 등의 기술을 적용해 이동통신 속도 효율을 높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등 일부 단말기에서 5밴드 주파수 결합기술(CA)와 4x4 MIMO, 256QAM 등을 활용해 최대 900Mbps 속도를 내는 'LTE-A 프로(4.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5G 수요가 증가할 경우 추가 대역폭 확보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및 정부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1년까지 28㎓ 대역의 좌우 각각 1㎓(26.5~27.5㎓, 28.5~29.5㎓) 폭을 확보할 2단계 계획과 2026년까지 1㎓를 추가 확보할 3단계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단계별 계획에 따라 주파수를 확보할 계획이지만, 장비·단말 생태계가 조성여부와 적정 수요를 살펴본 뒤 주파수 공급을 조정할 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에 돌입하지만 기준인 20Gbps 속도를 만족할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다만 2019년 장비·단말 생태계가 조성되면 그에 버금가는 속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조정도 불가피, 와이브로·2G 이용자 보호는?
추후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기존에 사용 중인 주파수 재조정 역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ICT 스펙트럼 플랜에 따르면 신규 주파수 확보 외에도 현재 LTE에 사용중인 저대역 주파수에서는 LTE 고도화와 5G 저대역망 도입에 대비해 1.4㎓(2021년까지 40㎒), 2.1㎓(2026년까지 60㎒), 2.3㎓(와이브로. 2021년까지 40㎒) 대역에서 총 140㎒폭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장 SK텔레콤과 KT가 서비스 중인 와이브로(WiBro)가 오는 2019년 3월 주파수 사용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어서 이의 재활용 역시 관건.
현행 전파법 시행령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사용승인 유효기간이 끝나는 1년 전까지 사용승인을 받은 사업자에게 재승인 절차를 알려야 한다. 아직 양사는 2.3㎓ 주파수 대역 이용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5G 등 서비스 고도화에 맞춰 관련 주파수 활용 계획 마련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와이브로의 경우 가입자가 줄면서 이미 서비스도 정리 수순이다. 8월 기준 가입자는 43만3천216명(KT 36만1천87명, SK텔레콤 7만2천129명)이다.
KT가 내년 말까지 와이브로 가입자를 대상으로 LTE로 전환할 경우 위약금을 유예해주고, 24개월간 총 13만2천원의 할인 혜택과 1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환 프로모션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는 2G도 마찬가지. 2G로 사용 중인 주파수 활용 방안은 K-ICT 스펙트럼 플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5G 시대에 대비해 이를 LTE 등 용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텔레콤(800㎒)과 LG유플러스(1.8㎓)의 2G 가입자는 약 290만명으로 해당 주파수 할당기간은 오는 2021년 6월30일이다. 앞서 KT도 1.8㎓를 2G에 이용했지만, 지난 2012년 3월 2G 서비스 종료 뒤 이를 재할당 받아 현재 30㎒ 대역폭을 LTE에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 통신사와 과기정통부는 와이브로와 2G 서비스 종료 또는 향후 주파수 활용과 관련 공식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다른 서비스 전환을 거부하는 이용자들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따른 이용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통신3사가 향후 5G 주파수 확보를 위해 2G 서비스 종료에 나설 예정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5G 구축 등에 필요한 주파수 확보를 위해 2G 서비스 종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신사도 요금제 유도 등 자구책 마련을 준비 중이나 정부는 자연소멸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해당 통신업체 관계자는 "일단 가입자 전환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기한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가입자 상황을 고려해 정부와 협의한 뒤 이용자 보호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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