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재형기자] 지난달 30일 검찰로부터 중형이 구형된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서 열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회동을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 이날 롯데는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황규각 롯데지주 사장이 참석한다.
김상조 위원장과 5대그룹이 만나는 이번 회동은 지난 6월 있은 4대그룹 첫 만남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번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행위 지적이 이어졌고, 공정위가 재벌개혁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직후라는 시점이 재계가 느끼는 압박이다.
특히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질책에 김 위원장은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와 편법적 지배력 확대에 대해 엄중 제재하겠다고 밝힌 터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롯데그룹의 경우 불과 3일 전 신동빈 회장의 검찰 구형이 있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의 시선에, 검찰의 구형 만으로 김 위원장의 내건 개혁 의지에 반하는 인물로 비춰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다툼과 검찰조사 등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지와 국민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사회공헌 확대, 기업공개 강화, 지주사 출범 등 일련의 노력과 함께 투자 확대나 고용창출을 부각시켜 왔지만 훼손된 이미지를 한 번에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이번 국감을 계기로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일감몰아주기 등 성과에 좇기게 된 김상조 위원장이 지난 1차 회동 당시 '자발적 변화'를 촉구했던 수준을 넘어 선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공동의 부담으로 떠안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압박이 신동빈 회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은 롯데가 처한 현실이다.
롯데그룹은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그간의 문제를 수습하고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재판 과정 중 변론 과정에서도 드러나는 발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를 통해 경영권 다툼에서 드러난 가족중심경영, 일본 롯데와의 지분 관계 등 경영불투명성을 해소하고자 기업공개,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 등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2일 회동에서 재계가 그간 악화된 경영환경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개혁 속도조절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혁을 충실히 이행 중이라는 점을 내세운 롯데와는 일부 다른 견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롯데는 사드 악재로 인한 최대 피해기업이라는 난관 속에서도 조직 쇄신에 임한다는 입장이다. 또 김 위원장과 회동 후 나온 의견들은 종합해 기업 활동에 적용 여부를 협의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이번 국감을 통해 본 다수 국민의 시각은 신동빈 회장의 진정성을 '경영투명성'을 목적으로 한 롯데 체질 개선 완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서 찾을 것이다. 이는 향후 이어질 재판부 판결에서도 무형적 가치로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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