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내년 일몰을 앞둔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규제에 대한 대안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방송사업자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역시 각기 다른 의견과 함께 합리적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 점유율을 합산,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이다. 현행 방송법상 내년 6월 일몰될 예정이다.
1위 사업자인 KT 계열의 경우 현행 합상 규제상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 불가능하다. 다른 방송사업자 역시 M&A에 따른 점유율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를 일정대로 일몰, M&A를활성화 하자는 측과 특정 사업자의 지배력 견제 등을 위해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8일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 합산규제의 법적 문제점' 토론회에서는 현행 합산규제 일몰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발제를 맡은 최우정 계명대학교 교수는 "현행 방송법은 여론독점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고, 이후 유료방송이 등장하며 상업적인 수단이 된 것으로 방송법 상 합산규제는 타당하다"며, "통합 방송법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점유율 문제를 논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 차원의 통합 방송법 개정안 논의와 관련해 이미 통신3사가 결합상품을 통해 IPTV 가입자를 확대, 이와 동시에 SO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대기업 중심의 유료방송 시장 편성을 고려한 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우정 교수는 "온 국민이 1인당 1개 이상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통신3사는 결합상품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며, "SO와 IPTV는 초기 상당한 격차 있었지만, 이제는 그 격차가 줄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IPTV가 SO를 능가하는 시장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시장자율적인 공정경쟁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의 방송법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권오상 센터장은 "합산규제의 본질은 시장점유율을 인위적으로 제한해 시장경쟁을 촉진하는데 있다"며,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자유로운 경영활동의 결과로, 정부가 정책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이는 부분을 막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정책이 기업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공적인 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당연히 예측가능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당초 3년 일몰을 이야기했고, 이를 모든 시장참여자가 알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에 부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몰을 찬성했다.
아울러 "일몰 이후에도 정책적인 목적의 달성여부에 따라 보완장치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인위적인 시장점유율 규제보다는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콘텐츠 제공, 금지행위 조항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산규제의 일몰 또는 폐지보다는 유료방송 시장자체의 발전을 위한 방안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는 "방송법 내 합산규제는 방송의 여론 형성력과 산업적 측면에서 독점규제를 고려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두 주장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어 이를 개별적으로 따지기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가는 것이 시장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지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규제의 근본적인 이유는 방송의 침투성, 영향력 때문이고, 이후 유료방송이 도입되면서 상업성이 부각된 것"이라며, "유료방송의 본질은 지상파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그에 따른 효용 때문에 시청자 스스로 지불의사를 높여가는 과정이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SO 시장상황은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 자체가 대단히 낮고, 모자란 부분을 홈쇼핑이 수수료로 메우는 기형적인 모습"이라며, "앞으로 규제 이슈들이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건강하게 바꾸도록 돕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통신3사의 IPTV 사업을 통한 시장발전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 교수는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자본력이 월등히 큰 만큼 이를 바탕으로 대단위 콘텐츠 투자가 이뤄져 국내 유료방송 시장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봤지만 다 실패했다"며, "결국 방송 사업의 양질의 콘텐츠 만드는데 통신사가 기여한 바가 적고, 이는 KT 외 모든 통신사들의 공통적 문제로 비판 받을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M&A를 통한 사업의 대형화 ▲1위 사업자와 2위 사업자 간의 점유율 차이 극복 ▲향후 방송정책 마련 시 사업자의 방송사업에 대한 이해도, 의지 등을 고려 요소로 추가 등을 제시했다.
도 교수는 또 "앞으로 합산규제를 포함해 방송정책을 입안할 때 사업자의 방송 사업에 대한 이해도, 의지 등도 고려 요소가 돼야한다"며, "방송의 특수성이 일반 제조업,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점을 사업자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16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국내 사업자별 유료방송 시장은 KT가 577만7천175명(19.50%)으로 1위를, CJ헬로비전이 390만8천595명(13.20%)으로 2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SK브로드밴드가 388만793명(13.10%)으로 3위를, 티브로드가 324만6천897명(11%)로 4위를, KT스카이라이프가 316만4천174명(10.68%)로 5위를 기록했다.
특수 관계자인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가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36만명(0.33%) 증가한 894만1천349명으로, 합산시장점유율(30.18%) 상한선(33.33%)을 초과하지는 않았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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