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영례기자] 국내와 해외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현행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 '차별절 거래조건 부과'를 근거로 이를 규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차별적 거래조건 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오세정(국민의당)의원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의 금지행위 규정을 근거로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KBS·EBS 국정감사에서 국내 방송사업자들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연간 수십억원의 망 사용료를 부담하는 반면,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는 이를 제대로 부담하지 않는 역차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오세정의원은 "EBS는 최근 3년 연평균 16억1천만 원의 인터넷망 사용료(SKB CDN 이용료)로 부담하고 있으며, 향후 인터넷망을 통한 UHD 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사업자와 달리 글로벌업체가 인터넷망 사용료를 현저히 낮게 내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 해결을 위해, 현행 법령을 적극 해석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은 국내 사업자 대비 서비스 비용이 낮아 여러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 의원에 따르면 국내외 인터넷 업체들은 짧은 시간의 광고 노출, 가령 유튜브는 5초, 네이버는 15초 만으로도 사업모델(BM) 유지가 가능하고, 다량의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는 고화질 서비스를 자유롭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
다만 국내 사업자는 고화질 서비스 제공 시, 트래픽 증가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 같은 국내외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 해소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50조) 차별적 제공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오 의원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령에 의거, 통신사업자가 부가통신사업자(네이버, 카카오, 국내 OTT기업)에 대해 차별적 거래조건을 부과하는 행위를 규제대상에 포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사 등 기간통신사업자가 전기통신서비스의 제공과 관련, 포털 등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전기통신설비의 임차 및 접속 등에 관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규제할 수 있다는 것.
오 의원은 "글로벌사업자와 국내통신사업자 간 이해관계에 의해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차별받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경우,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구글 등 글로벌사업자들이 한국시장에서 막대한 매출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정확한 매출액을 공개하고, 그에 맞는 정당한 비용을 한국에 납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외 포털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지난 연말 페이스북이 이용 증가를 이유로 SK브로드밴드의 접속을 차단, 캐시서버 설치를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캐시서버는 이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와 데이터를 가까운 위치에 저장해 두는 서버를 뜻한다.
이용자는 해외 사이트 접속 시 외국 본사의 서버를 거치지 않고, 국내에 설치된 캐시서버를 통해 보다 빠른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이 이들 해외업체에는로밍에 따른 상호접속료 부담 등을 이유로 캐시서버 설치를 허용하면서 국내 업체와 달리 망 이용 대가를 부담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감에서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해외업체와 같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에도 캐시서버를 허용,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 국내 통신사에 데이터 이용 증가 등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국내외 업체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의 이용료 부담 등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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