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중기부가 출범 118일 만에 수장을 맞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당초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큰 기대 속에 출범했지만, 한동안 장관이 임명되지 못해 우려를 낳다가 우여곡절 끝에 장관이 임명되며 비로소 안도하게 됐다.
홍종학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장관 후보자로 임명되자마자 중학생 딸의 건물 증여 논란, 아내와 딸 간의 금전소비대차계약 논란 등이 불거졌다. 야당은 홍 장관이 국회의원, 교수 시절 부(富)의 대물림을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던 것과 달리 '꼼수 절세'를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내로남불' '표리부동' 등은 홍 후보를 지칭하는 야당의 단골 표현이 됐다.
여야 간 진통 끝에 결국 청문보고서 채택에 실패했다. 그간 정치인 출신이 인사청문회 문턱을 한 번도 넘지 못한 적이 없다는 공식도 깨졌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과는 별개로 중소기업계는 홍 후보자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해 왔다. 100일이 넘는 중기부 수장 공백으로 정책 공백이 길어지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을 앞두고 시급히 시행해야 할 중소기업 관련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에는 중기부 공무원 노조까지 성명서를 내고 "조직 수장인 장관이 100일이 지나도록 계속 임명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며 조속한 장관 임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장관이 임명되자 중소·벤처기업계는 일제히 환영과 기대의 뜻을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 시장경제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주기를 당부한다"고 언급했다. 벤처기업협회도 "본격적인 중소·벤처기업 정책개발과 지원 체계의 가동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장관 임명으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중기부 앞에 놓인 과제는 여전히 산적했다. 우선 내부 인사 문제다. 중기부는 현재 중소기업정책실장, 창업벤처혁신실장, 장관정책보좌관, 감사관, 해외시장정책관, 지역기업정책관, 성장지원정책관, 상생협력정책관, 거래환경개선과장 등 총 아홉 곳이 공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장관이 임명됐으니 빠른 시일 내에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당장 한달여 뒤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인상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천530원이지만, 정부가 영세업체에 총 3조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마땅한 정부 정책이 없는 형편이다. 정부는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노동자 월 보수가 190만원 미만인 경우 1인당 13만원을 정액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련 예산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데다가,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한시적 지원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도 중소기업계 입장에서는 악재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급격한 인건비 인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날 논평에서 "대기업의 기술탈취 근절 등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환경 개선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추진에 따른 중소·자영업자 부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도 적극 추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달 중기부,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의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정책들로 인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는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수차례 나왔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중기부를 포함한 중소기업 단체장들에게 거듭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대책 등을 질의했다.
홍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누구보다도 공감한다"며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이 같은 문제들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호소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홍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대전 중기부 청사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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