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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배달 O2O기업, 규제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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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법 해석 놓고 갈등·오프라인 사업자와도 '충돌'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잇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들이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O2O 사업은 차량 호출, 음식 배달 주문, 숙박 예약 등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지만 오프라인·온라인 사업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다양한 규제 이슈를 받는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O2O 업체들을 둘러싼 규제 논란이 날로 가열되는 조짐이다.

최근에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카풀 앱 풀러스의 출퇴근 시간 선택제다. 풀러스는 이용자들이 24시간 카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선택제'를 도입하려 했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제동을 걸었다.

현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선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돈 받고 운송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다만 출퇴근 시간에는 자가용자동차도 운송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국토부와 지자체는 예외조항을 감안해 카풀 앱을 허용했지만 '출퇴근 시간'을 놓고 업계와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배달 앱은 입찰가에 따라 상단에 광고를 배열하는 '입찰식 광고'가 도마위에 올랐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선 이 입찰 방식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광고비를 집행하게 된다며 항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입찰광고의 경우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도입한 일반화된 광고 방식"이라며 "소상공인연합회에서 한 달에 50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전체 광고주 중 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헤이딜러는 지난 2015년 모바일을 통한 중고차 매매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지난해 초 폐업 선언까지 갔다. 자동차 경매를 하려면 경매장을 반드시 개설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이 2015년 말 통과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부가 규제 논란이 들끓자 단속을 유예하면서 지난해 2월 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 '홈클'은 지난해 결국 문을 닫았다. 직업안정법상 상시고용체계를 유지해야하는 현행법에 부딪혔다. 선급금 금지, 4대 보험 등도 부담이 됐다.

◆정부·국회 해법 찾기 '골몰'

O2O 업체 관계자는 "수요가 많고 정확히 규제 해석 어려운 상황이라면 서비스를 허용하되 개선점을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당장 단속하고 제재하는 방식은 시장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O2O 특성상 온·오프라인 이해 관계자가 모두 얽혀 있다보니 부처간 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이달 초 김경진·유동수 의원실이 주최한 O2O 규제 논의 토론회에서도 부처간 온도차를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개발 혁신이 여러 분야의 가능성을 확대해주기 때문에 소상공인도 이를 습득하고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에서도 교육에 적극 나서겠다"고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입찰형 광고는 독과점에 따른 횡포가 될 수 있다"며"공정거래법으로 통제가능한 지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새로운 법률을 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O2O 업계는 규제 개선에 힘을 싣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나 이달 출범한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4차산업혁명특위 관계자는 "규제 개선을 위한 각론보다 총론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워낙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갈리는 사안이 많아 공론의 장을 많이 만들고 대응책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올해 발간한 '경계를 파괴하는 융합, 현황 및 당면과제'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규제 적용을 받는 O2O 서비스의 경우 어떤 규제를 적용받을지 사전에 예측해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며 "규제 탐색 비용 감소와 신속한 시장 출시를 돕기 위한 규제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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