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줄여 소비자보호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정인이나 특정 금융그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 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조찬 간담회에서 "최근 몇몇 금융지주회사들의 CEO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 나와 전반적으로 살펴본 결과, 회장 후보 추천과정에 불공정한 부분이 있었고, 금융지주 지배구조법에서 규정한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만일 (경영 문제로) 은행이 무너지면 금융소비자들은 예금을 날리게 된다. 금융사가 건전하게 움직이려면 금융사 경영진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선임돼야 건전하게 금융사를 운영할 것"이라며 "BIS 비율 같은 기준만 보지 않고, 금융사가 불건전하게 갈 수 있는 근본 원인을 개선하자는 것"이라고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주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특정 개인이나 특정 금융그룹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여러 금융지주사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라는 것이다.
최 원장은 "현직 회장이 포함되는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연임이 이뤄지는데, 이런 경우에는 현직 회장 본인은 빠지는 게 기본적인 원칙일 것"이라며 "연임 필요성이 있다면 사외이사 중심의 회추위에서 이를 인지하고 추천을 할 텐데, 이를 현직 회장이 직접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발언했다.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후계자들이 은행, 보험, 증권 등 여러 금융업권에서 경험을 쌓도록 해서 양성해야 하는데, 특정 업권에만 있던 인물이 회장 후보자로 거론되면 경험 부족을 이유로 후보자 선정에서 탈락시켜 결국 남는 것은 현직 회장이 된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 밖에도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는 경영진들이 사외이사를 평가하는데,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평가해서 교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주주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최 원장의 판단이다.
한편,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상화폐(가상통화)와 관련해서 최 원장은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기술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앞으로 확산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비트코인 같은 가상통화는 우려하고 있으며, 거래가 과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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