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위스키 시장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는 위스키 제품이 있다. 바로 '조니워커'다.
'위스키의 대명사'로 불리는 조니워커는 전 세계 판매량 1위로 1초에 5병씩 팔리는 인기 제품이다. 1820년 스코틀랜드 킬마녹 지방의 한 잡화점에서 탄생한 이 브랜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위스키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존 워커의 도전, 위스키 역사를 만들다
'조니워커'는 1820년 창업자 존 워커에 의해 만들어졌다. 존 워커는 불과 14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년 후 위스키와 식료품을 판매하는 작은 식료 잡화점을 열었다. 존 워커의 잡화점은 워커가 직접 블렌딩한 차의 인기 덕분에 항상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외부에서 공급받아 판매했던 몰트 위스키는 품질이 균일하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이 컸고 존 워커는 차를 블렌딩한 노하우를 이용해 균일한 풍미를 가진 새로운 위스키를 직접 개발하는 데 몰두했다. 수천 번의 시도 끝에 존 워커는 자신만의 몰트 위스키를 만들어 냈고, 이것이 '조니워커'의 시초가 됐다. 이후 존 워커의 위스키는 차츰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그는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위스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존 워커가 죽은 후 스카치 위스키는 아들 알렉산더 워커가 물려받았다. 아버지의 바통을 이어 받아 알렉산더 워커가 위스키 제조 외 특히 공을 들였던 일은 위스키의 유통 방식이었다.
동그란 형태의 위스키 병을 유통하기에는 빈 공간이 많고 틈이 많아 파손되는 제품이 많자 알렉산더 워커는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위스키 병 모양을 사각형으로 바꾸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결과적으로 병과 병 사이의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해 더 많은 병을 선적할 수 있었고 제품의 파손율도 크게 줄어 들었다. 단순한 발상의 전환이었던 사각형 병 디자인은 조니워커를 스코틀랜드를 넘어 전 세계의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
아버지 곁에서 늘 보고 배웠던 '블렌딩' 기술을 허투루 쓰지 않았던 알렉산더 워커는 지금의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의 전신이자 조니워커 최초의 블렌디드 위스키인 '워커스 올드 하이랜드(Walker’s Old Highland)' 위스키를 탄생시켰다.
알렉산더 워커의 작품을 두고 위스키 비평가 찰스 맥린은 "위스키 카테고리에서 가장 뛰어난 명작"이라고 평가했다.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은 세계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는 디럭스 스카치 위스키 제품 중 하나로, 위스키 전문가 사이에서도 가장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또 알렉산더 워커는 사각병 디자인과 함께 병에 부착된 조니워커의 라벨을 24도 사선 모양으로 기울였다. 지금은 조니워커의 상징이 됐지만 그 당시에는 과감한 시도였다. 일직선 라벨과 비교했을 때보다 제품명을 표기할 수 있는 공간은 늘어났고 조니워커를 애호하는 마니아 층도 늘었다.
◆"Born 1820, Going Striding(1820년에 탄생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1909년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만화가였던 톰 브라운은 알렉산더 워커와 함께 식사를 하던 중 냅킨 뒷면을 캔버스 삼아 몇 분만에 그린 그림 하나를 내밀었다. 중절모를 쓴 정장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멋진 신사 스트라이딩 맨(Striding Man)이었다.
이 그림을 유심히 보던 알렉산더 워커는 나지막히 "본(Born) 1820, 고잉 스트라이딩(Going Striding)"이라는 말을 남기며 이 그림을 '조니워커'에 적용시키기로 했다. 이 로고가 아버지인 존 워커가 15세 소년이었을 때 개척 정신을 잘 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니워커의 상징이 된 '스트라이딩 맨'은 최초의 심벌 마케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트라이딩 맨은 1909년부터 본격적으로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에 새겨지기 시작했고 이후 조니워커 레드, 골드, 블루 등 레이블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조니워커는 명실상부 세계적인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로 거듭났다.
또 조니워커의 보틀에 컬러가 사용된 데에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다. 존 워커 가문이 차를 블렌딩했기 때문에 차의 색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당시 문맹률이 높아서 글자보다는 색으로 제품을 표현했다는 설이다. 이에 따라 조니워커 레드는 젊음과 열정을 상징하고, 블랙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조니워커는 그동안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진보해 오며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1992년 출시된 조니워커의 최고급 위스키인 '조니워커 블루 라벨' 역시 위스키 숙성에 대한 활발한 연구 끝에 탄생한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조니워커는 영국의 조지 5세로부터 최고 장인에게 주는 왕실 인증서(Royal Warrant)를 수여 받아 왕실 공식 위스키로 지정됐으며 지금까지도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약 200년간 최고의 위스키로 인정받고 있는 조니워커는 올해도 트렌드에 맞춰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 200ml', '조니워커 18년'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위스키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조니워커의 '킵 워킹(Keep Walking)' 정신에 맞춰 진보와 혁신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다"며 "위스키가 다소 어려운 술이라고 인식돼 왔지만 끊임없는 혁신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쉽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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