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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문의 디지털농업 이야기] 네덜란드 농업은 왜 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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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하순, 1년 만에 다시 찾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은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하게 제법 쌀쌀했다. 우리 국적기가 직항으로 연결되어 그나마 편하게 갈 수 있지만, 비행시간은 뉴욕을 가는 시간만큼이나 지루하다. 부산김해공항도 직항이 개설되어 있을 정도로 스히폴 공항은 유럽의 120개 도시를 연결하는 북유럽의 허브공항 역할을 한다.

인구 1천700만명, 국토면적은 남한의 40% 정도인 이 나라는 17세기 전세계 무역시장의 큰손 역할을 했다. 동인도회사를 중심으로 인도, 인도네시아와의 무역이 번성하던 1627년 네덜란드 선원 벨테브레가 제주도에 표류하였고, 인조는 박연이라는 이름을 내리고 한국 여자와 혼인시켜 한국에서 살게 하였다. 1653년 하멜이 제주도에 또 다시 표류하여 14 년간 조선에 체류하다가 네덜란드 나막신을 제조하여 번 돈으로 배를 만들어 탈출한 후 하멜표류기를 출간하여 처음으로 한국을 서양에 소개하였다. 300여 년이 지난 오늘의 두 나라는 2015년 기준으로 수출 규모로 보면 네덜란드가 세계5위, 대한민국이 6위의 나라로 성장하였다.

공항 셔틀버스로 렌터카 사무실까지 이동에 10분 가량 소요될 정도로 공항 규모에 비해 화물 물류 공간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덜란드는 가공 유통 무역이 활발하여 국가 규모에 비해 무역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농식품은 수입에 비해 수출 규모가 압도적이다. 네덜란드 3대 도시에 대규모 화훼 경매장이 있다. 스히폴 공항 인근 알스미어, 유럽 최대 무역항인 로테르담, 그리고 1907년 일본의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고종이 만국평화회의에 파견한 이준 열사가 순국한 헤이그가 그곳이다.

특히 알스미어에 있는 플로라홀랜드는 건물 면적 30만평의 세계 최대 건물로 유명하지만, 2천여종의 화훼가 거래되고, 우리나라 가락시장의 2배가 넘는 하루 250억원 거래 규모로 네덜란드 전체 화훼 경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10조원 이상의 화훼를 수출하는 네덜란드로 세계 곳곳에서 화훼가 수입되고, 이곳에서 경매를 거친 후에 전세계 시장으로 다시 수출된다.

네덜란드는 자체 국토면적이 작지만, 아프리카, 남미 등 해외농지 확보면적이 국민 1인당 3천평에 이를 정도로 농업에 대한 투자와 열정이 매우 높다. 동아시아 허브 역할을 하는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세계 최대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인천공항과 해상무역의 관문인 부산항을 거점으로 거래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IT기술이 잘 접목된다면 신선도가 경쟁력인 농산물 경매시장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

네덜란드 농산물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약 17%를 차지한다. 화훼, 육류, 낙농, 채소까지 다양한 품목의 농산물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로테르담, 헤이그가 위치한 네덜란드 서부지역을 ‘웨스트랜드’라고 부른다. 이 지역에는 6천여 동의 유리온실이 몰려 있어 ‘글라스시티’라고도 불린다.

이곳에 위치한 채소, 과일 생산자와 판매자가 함께 설립한 협동조합인 ‘더 그리너리’(The Greenery)는 네덜란드 전체 과일, 채소 매출의 절반에 이르는 거래규모를 자랑한다. 네덜란드는 생산, 가공, 유통, 수출까지 모든 단계가 연결될 수 있도록 생산자와 판매자가 함께 사업을 영위한다. 밸류체인이 농장에서 식탁까지 전 과정에 연결되어 수익 극대화가 가능하다.

세계적인 농업대학으로 유명한 와게닝겐 대학이 위치한 ‘푸드밸리’라 불리는 동부지역에는 네슬레, 몬산토, 카길을 포함한 1천500여 개의 농식품회사가 모여 있다. 농식품의 경쟁력은 바이오, 전기, 전자, 기계,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모든 기술이 융합된 결정체임을 생산자, 판매자, 대학, 연구소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와게닝겐 대학은 이러한 취지를 살려 모든 연구과제는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로 진행되며, 정부출연기관, 대학연구소와 해당 기술을 적용하는 농업기업이 공동으로 연구개발에 출자하여 함께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연구과제는 생산자와 판매자가 배제되어 현장에 적용되지 못해 사장되는 것이 반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 적용되는 실용적인 연구가 아닌, 연구를 위한 연구과제가 반복되고 있다.

◆ 저자 소개

능률교육, 타임교육홀딩스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리고 모바일 및 교육업체의 창업 및 초기투자자로 참여하였고, 현재는 IT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이지팜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IoT, 빅데이타,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농업에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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