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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SBS '낙제'…방통위, 조건부재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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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지상파방송사 147개 방송국 재허가 의결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KBS와 MBC, SBS, 대전MBC 등 4개 방송사와 일부 TV, 라디오 방송국 등 14개 방송국이 재허가 기준점수인 650점 미만으로 평가됐다.

지상파가 모두 낙제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청자 보호 및 향후 재허가 조건의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재허가를 결정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는 26일 제49차 방송통신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말 허가유효기간이 만료되는 한국방송공사 등 14개 방송사 TV, 라디오 DMB 등 147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했다.

재허가 심사의 공정성, 투명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방송․미디어,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청자 등 각 분야 전문가 11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심시위원장은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이 맡았다.

심사 결과, 14개 방송사의 133개 방송국은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 이상을 획득했다. 재허가유효기간 3년을 부여하였다. 단, (재)극동방송 여수FM방송국은 평가점수 650점 이상을 획득했으나 자사의 타 FM방송국과 허가기간을 일치시키기 위한 허가기간 조정요청을 수용해 2년으로 재허가했다.

이와는 달리 KBS, MBC, SBS, 대전MBC 등 4개 방송사 일부 TV와 라디오 방송국 등 14개 방송국은 기준점수인 650점 미만으로 평가됐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지상파 방송사의 재허가 낙제점에 다소 놀란 눈치였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합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본인(심사위원)들도 채점방식을 잘 모르는 구조다보니 좀 더 놀란 부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도 "지상파가 이런 점수를 받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지목했다. 표철수 방통위 상임위원 역시 "지상파3사가 650점 아래 점수를 받았다. 이건 정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방통위는 낙제점을 받은 방송사에 대해 재허가심사위원회에서 방송공정성 제고, 제작종사자 자유와 독립 강화, 종사자 징계 절차 개선, 콘텐츠 경쟁력 제고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대표자에 대한 추가 의견청취, 추가 자료 접수를 해 이에 대한 해당 방송사의 의지와 구체적 이행계획을 인했다.

그 결과 4개 방송사 모두 미흡한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시청권 보호를 고려하고, 향후 재허가 조건의 엄정한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재허가하고 역시 재허가유효기간 3년을 부여하기로 결의했다.

이효석 방송통신위원장은 "유례 없이 지상파 평가가 형편없이 나온 것은 심사의 잘못을 묻기 전에 방송사들이 자성해야 할 계기라고 생각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엄연히 여러가지 많은 비난을 받았고, 세계에서도 국내서도 그 평가가 굉장히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러가지 조건과 권고사항을 붙였다. 방송사를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방송 실현을 위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심사위에서 제작비 표준화, 권고안 미이행에 대한 실효성 제고해야 한다고 하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재허가 심사는 방송 공정성과 종사자에 대한 부당 징계 논란, 방송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확보 방안, 제작․편성의 자율성, 종사자에 대한 부당 처우 방지, 지역방송사의 지배구조 개선, 외주 제작 거래 관행 개선, 일자리 창출 확대 방안 등을 중점 심사됐다.

외주 제작 거래 관행 개선과 관련하여 KBS와 EBS에 자체제작 표준 단가표를 제출하도록 재허가 조건을 부가했다.

지난 19일 방통위․문체부․과기정통부․고용부․공정위 등 5개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 내용들을 골자로 방통위가 제시하는 외주제작 거래 기준을 방송사들이 준수하도록 조건을 부가하기로 했다.

KBS, MBC에 대해서는 방송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편성위원회를 정기적으로 또는 필요시 반드시 개최하도록 하는 등 제작 현장의 종사자와 경영진 간의 갈등 해소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했다.

지진 등 재난재해의 빈발에 따라 신속하고 효과적인 재난방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방송사의 의무를 강화했다. MBC와 SBS에 대해 고화질 DMB 방송을 내년 3월 내에 실시하도록 해 전체 DMB 방송사가 고화질 방송을 실시하도록 하는 등 방송의 공적책무도 강화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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