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 직장인 이명수(가명)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가상화폐 채굴기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더리움 채굴기 10개에 2천700만원을 투자하면, 하루에 40만원 어치씩 채굴이 가능해 한달에 1천200만원의 수익이 난다고 했다. 여기에 업체 관리비 120만원을 제외하면 한달 1천80만원 순수익이 난다는 설명이었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직접 가상화폐를 채굴하면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 상당수는 지난달 말 가수 박정운 씨가 연류된 2천700억원대 국제사기처럼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당부된다.
블록체인을 유지하기 위한 블록을 만들기 위해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면 보상으로 가상화폐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채굴이라고 한다.
가상화폐 채굴 투자는 대부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경우 중국의 '채굴공장'에서 대부분 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진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채굴기 투자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금이 보장되며 일정 수익을 약속한다면 유사수신행위로 처벌 받을 수 있다. 피라미드처럼 운영되며 불법 다단계 형태를 띤 곳도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는 가상화폐 채굴 투자 관련 신고가 최근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록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채굴을 위해 채굴기 시설을 갖춰 공장을 운영한다고 하는데 이런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곳이 많다"며 "투자자들은 만명, 2만명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그에 상응하는 많은 채굴장비를 국내서 갖추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정상적인 채굴이 이뤄지더라도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 나중에는 뒤에 들어온 투자자들의 돈으로 다른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폰지사기'처럼 변질되는 경우도 우려된다.
그는 "채굴사업에 투자하기 전에 사업구조와 현실성을 면밀히 따져봐도 늦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블록체인 전문가들도 알트코인 채굴 투자로 업체에서 장담하는 것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채굴 장비에 얼마를 들여,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리면 일정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창기 블록체인OS 회장은 "채굴이라는 것도 결국 해당 가상화폐 가격이 계속 올라야만 그만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는 것인데 마이너한 알트코인들의 경우 가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굉장히 힘들다"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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