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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등판에 이커머스 요동…옥석가리기 빨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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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콘텐츠 없으면 고사"…시장 확대 계기 진단도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유통 공룡의 등판에 이커머스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신세계그룹의 선전포고를 시작으로 수년 내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진다.

26일 신세계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1조원 이상을 투자받아 이커머스를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 그룹 내 핵심 유통채널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눠져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 분할 후 합병해 연내 독립법인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안 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시장환경이 더욱 악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아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단계에 불과하고 독립법인 설립시기도 미지수여서 단기 충격은 적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국내 온라인 시장 재편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 상반기 투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소셜커머스 출신 이커머스사의 위기감이 크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이커머스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지만 자칫 업종 내 경쟁 심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가능성도 있기 떄문이다. 특히 자신만의 킬러콘텐츠를 갖고 있지 않은 플랫폼은 고사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커머스업계가 가격경쟁력만을 강조해왔는데 이는 신세계의 가장 큰 무기"이라며 "신세계는 이마트라는 리테일사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격결정권이 있다. 더욱이 온라인사업은 독립법인이기 때문에 이마트와 같은 곳에서 물건을 떼와도 이마트보다 싸게 팔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신선식품을 주력으로 내세워온 플랫폼 역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이마트몰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신선식품 최강자로 등극한 데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2곳 ▲당일·예약배송 등 선진 배송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독립법인이지만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전국의 이마트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면 경쟁력을 더 높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신세계가 쿠팡처럼 물류시스템 구축에 투자금 대부분을 쏟아 부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2곳으로는 전국 단위 사업을 감당할 수 없는 데다, 온라인사업은 그에 알맞은 물류센터가 필요하다"며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 시간·비용을 일부 줄일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상당량을 물류와 배송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 힘입어 이커머스 확대 계기될 수도

반면 신세계의 영토확장으로 이커머스시장 전체가 커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특히 신세계가 오는 2023년까지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한 만큼,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쟁사의 파이를 뺏는 형식이 아니라 온라인 저변을 넓히는 쪽으로 성장한다면 다른 이커머스사에도 득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7~9조원 규모의 플랫폼으로 올라서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신세계는 이를 두 배 더 단축하겠다는 건데, 기존 온라인 시장에서 10조를 다 가져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렇다면 결국 새로운 시장 창출이 중요하다.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는 오프라인 고객들을 얼마나 빨리 온라인으로 변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을 살펴보면 이마트몰의 신선식품과 SSG몰의 프리미엄 패션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커머스업계는 가성비 높은 제품들에 주력해온 만큼 소비자군이 크게 겹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이 늘어나면서 이커머스시장 자체가 커지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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