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시간법 개정안이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7일 의결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견기업·소상공인업계는 공통적으로 존중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세부적인 의견에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중소기업계는 국회 환노위 근로시간 단축 법안 통과를 존중한다"며 "국회 입법이 대법원 판결 전에 이뤄져 산업 현장의 큰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중견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 역시 기본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논평에서 "중견기업계는 OECD 최상위권인 근로시간 단축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며 "중견기업계는 우리 경제·사회의 발전단계와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는 최적의 합의점을 찾아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이번 개정안이 원래 취지대로 우리 사회의 효율적인 근로 관행이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바"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다소간의 견해 차는 나타났다. 중소기업계가 근로시간 단축의 보완책으로 그간 주장해 온 휴일근로 중복할증 배제 및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등이 한시적으로 포함된 반면, 중견기업계에서 주장한 중견기업 근로시간 단축 유예 구간 설정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업계 역시 근로시간 특례업종이 기존 26개에서 5개로 줄어든 점을 문제삼았다.
중견기업연합회는 "2015년 노사정 대타협에 명시된, 성장 가능성 높은 중견기업이 많이 포함된 300명 이상 1000명 이하 근로시간 단축 유예 구간이 삭제됐다"며 "이와 관련해 중견기업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기 위한 소통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중견기업연합회는 또 "이른바 '약자 보호'라는 도덕적, 당위적 명분만을 앞세워 무차별적이고 급격하게 기업 경영환경을 위축시킨다면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의 동반성장 기반마저 잠식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최저임금 인상 등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추가적인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후속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유통·서비스업 중심의 소상공인 업종의 근로 형태는 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과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세심한 노동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의 근로시간 특례업종이 26개 업종에서 5개 업종으로 크게 축소됐으며, 특히 소상공인들이 주로 영위하는 소매업, 숙박업, 음식점 및 주점업, 미용·욕탕업 및 유사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등이 제외됐다"며 "대부분의 소상공인 업종이 근로시간 단축의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물론 중기중앙회도 근로시간 단축 자체에 대해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중기중앙회는 "공휴일을 민간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휴일에도 쉬기 어려운 서비스업 종사자나 인력이 부족한 소기업의 상대적 박탈감과 비용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세 기업들의 구조적, 만성적 인력난이 2023년까지 다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는 현장의 인력 실태를 지속 점검하고 인력공급 대책·설비투자 자금 등 세심한 지원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며 "국회는 추후 예정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노동제도 유연화에 대한 논의도 성실히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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