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인텔이 지난해 11월 AMD 그래픽칩(GPU) 수장인 라자 고두리를 수석 부사장겸 총괄 아키텍트로 영입하고 CPU의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자 고두리 수석 아키텍트는 AMD GPU의 대명사인 라데온의 총괄 책임자였다. 시장분석가들은 그의 합류로 인텔의 비디오 게임기용 GPU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텔의 라자 고두리 영입이 자율주행차용 GPU 개발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씨킹알파 등의 시장분석가들은 이보다 인텔이 급성장중인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임기 사업, 매출성장 촉매제
인텔은 게임기용 그래픽칩(GPU) 생산에 필요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매우 용이하다. 특히 게임기 시장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원이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PS4), 닌텐도 스위치같은 비디오 게임기 판매증가로 급성장중이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이 지난 1월 발표했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미국 비디오 게임기는 1월 한달동안 100만대 이상 팔렸으며 시장 규모도 2억7천800만달러로 전년대비 119% 성장했다. 이는 2011년 이래 사상최대다. 게임기 액세서리 매출도 전년대비 37% 늘었다.
인텔은 이처럼 빠르게 성장중인 게임기 프로세서 시장을 공략해 기존 프로세서, SSD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LTE 또는 와이파이 모뎀 중심의 사업을 더 다각화해 매출 성장을 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라자 고두리 수석 부사장의 합류로 자신감을 지닌 인텔은 올해부터 GPU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AMD와 엔비디아가 선점한 이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텔은 PC용 그래픽 카드를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텔은 라자 고두리 수석 부사장 영입시 GPU나 CPU 시스템온칩의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이 게임기 시장규모가 연간 333억달러로 현재 자율주행차 프로세서나 상업용 드론 프로세서 시장보다 더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데스크톱 PC 게임시스템은 이 시장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 시장을 포함할 경우 인텔은 이미 게임기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소니와 MS가 윈도10 PC에서도 자사 비디오 게임기용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PC 게임이 전체 게임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다.
◆비디오 게임기 시장 재도약…신규수요 기대
인텔은 콘솔용 x86 시스템온칩의 특허기술(IP)과 생산라인을 지니고 있어 별도 전문기업의 인수 없이도 비디오 게임기용 시스템온칩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다만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최근 8년간 판매가 줄면서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들어 게임기 판매량은 4천688만대로 전년도 3천766만대에서 24% 성장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닌텐도의 스위치를 포함해 소니의 PS4가 지난해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칩을 채용한 닌텐도 스위치는 2017년 1천185만대 팔렸고 AMD 프로세서를 사용한 PS4와 X박스원은 각각 1천964만대, 821만대 팔렸다. AMD가 공급중인 GPU 가격을 각 게임기당 80달러로 산정할 경우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2억달러를 넘는다.
업계는 인텔이 8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라데온 RX 베가 M GPU를 내장할 경우 MS X 박스원과 대등한 게임기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이 칩은 현재 109.99달러에 공급되고 있으나 인텔의 게임기 시장을 겨냥해 도매가격을 90달러로 낮출 수도 있다.
중국 단말기 업체 게임패드 디지털은 2015년 인텔 아톰 x7-Z8700 CPU를 채용해 윈도10 기반 휴대형 게임기를 339달러에 내놔 성공을 거뒀다.
인텔 엔지니어가 7세대나 8세대 코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용 프로세서로 만들면 이 게임기를 한층 더 좋은 성능으로 출시할 수 있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이를 통해 사업 다각화하고 매출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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