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지 6년 차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양국 간 교역량이 전년 대비 8.8% 증가한 1천193억불을 기록했다. 하지만 무역수지 흑자폭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對美)수출은 686억불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對)세계 수출 증가율은 15.8%라는 점에서 대미 수출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석유제품(29.7%), 컴퓨터(45.3%), 철강관(93.8%) 등이 그나마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하지만 수출 상위 3개 품목인 자동차(△6.4%), 무선통신기기(△17.4%), 자동차부품(△16.1%) 등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자동차는 미국 자동차시장의 성장둔화 및 국내브랜드 완성차의 판매부진 등으로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는 해외 생산비중 확대 및 미국 내 경쟁심화 등의 요인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대미 수입은 507억불로 전년대비 17.4% 증가했다. 반도체제조용장비(119.3%), 반도체(7.8%), LPG(55.9%), 육류(20.4%)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FTA 발효 후 4년 동안 무역수지 흑자는 증가했지만, 지난 2016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전년대비 23.2% 감소한 179억불을 기록했다. 자동차,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은 부진한데 반해, 반도체제조용장비와 반도체, LPG의 수입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양국간 서비스 교역량은 전년(432억불)과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상품 및 인적교류 확대 등으로 FTA 발효 후 5년간(2012~2016년)은 지난 2011년 대비 평균 7.3%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대미 서비스 수출은 146억불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대미 서비스 수입은 286억불로 전년과 유사했다. 대미 서비스 수입 비중이 높은 기타사업서비스(2.7%), 여행(5.1%)의 수입은 증가한 반면, 지식재산권사용료는 전년대비 17.8% 감소했다.
2016년 서비스 수지는 139억불 적자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대미 서비스 수지 적자폭은 FTA 발효 후(2012~2016년) 평균 14.1% 증가했으며 이는 지식재산권사용료 지급 증가에 주로 기인하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대미 투자규모 사상 최대치 기록
지난해 한국의 대미 투자는 송금기준 152.9억불로 전년대비 18.5% 증가했다. 발효 후 6년간(2012~2017년) 525억불로 발효 전(2006~2011년, 250억불) 대비 110%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53억불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금융·서비스 분야 미국진출이 확대되고 기술획득을 위한 M&A투자가 활발해지는 등 대미 투자가 고도화됐다는 것이 산업부의 진단이다. 그동안 해외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이 주요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미국이 한국으로 투자한 규모는 송금기준 12.1억불로 전년대비 9.9% 감소했다. FTA 발효 후 6년간(2012~2017년) 대미 투자유치액은 95.3억불로, 발효 전(2006~2011년, 45.3억불) 대비 110.5%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對韓) 투자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투자 증가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바이오시밀러, 콜드체인 등 신성장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산업구조 고도화와 고용창출에 기여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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