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KBS 인사청문회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위 구성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당장 6월 일몰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등 각종 현안 처리가 시급하지만 법안심사소위 구성조차 못한 실정이다. 여야 정치 다툼에 정책 현안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일정에 힘겨루기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상임위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방위 소위 구성에서 불거진 불협화음 탓이라는 시각도 있다.
◆ 과방위 법안소위 구성 의견차 '여전'
당초 과방위 방송정보통신 법안심사소위는 여당과 야당 성향에 맞춰 1:1로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 2석과 국민의당 1석, 정의당 1석과 자유한국당 4석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으로 공석이 생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국민의당 공석은 바른미래당이 채우고 있다. 문제는 바른미래당에 대한 여야 시각차다. 자유한국당은 공석이 국민의당 몫으로 바른미래당이 가져가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을 야당 성향으로 판단, 균형이 깨진다며 반박하고 있는 것.
이 탓에 바른미래당 측은 난감한 눈치다.
오세정 바른미래당(과방위 간사) 의원 관계자는 "여야 성향을 나누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여야 성향이라기보다는 온전한 의미의 독립된 '+1'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또 인원부족으로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없는 민주평화당도 변수. 정의당과 함께 교섭단체를 꾸릴 계획이다. 다만 김경진(민주평화당) 의원과 추혜선(정의당) 의원이 이에 대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진 상황은 아니다. 소위 구성까지 잡음이 이어질 조짐이다.
◆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로 '불똥'
이처럼 과방위 소위 구성에 여야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지면서 합의가 시급한 정책 현안 처리에도 급제동이 걸린 양상. 당장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일정 조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는 이달 초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을 받은 상태다.
인사청문회법 제6조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지난 5일 인사청문요청이 있었으며, 이에 따라 오는 25일까지는 마무리가 돼야 한다.
이는 현재 일정상 빠듯한 상황. 이에 따라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해 여야가 일정에 합의하고, 정문회 절차 등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증인 등의 출석 요구와 자료제출 요구도 최소 5일 전에 이뤄져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최대 3일간 열릴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21일 전후로 과방위 전체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정식 통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며, "과방위 구성에 따른 힘겨루기가 이번 청문회 일정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고대영 전 KBS 사장이 제기한 해임 취소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6일 고 전 사장의 해임처분 효력 정지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 측은 고 전 사장의 해임처분 기각에 따라 청문회 일정을 오는 30일과 4월 2일, 4월 3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요청이 있은 후 20일의 기한을 넘기게 되면 대통령이 추가로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KBS 사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자유한국당 측 일정은 이를 감안 내부 마지노선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로선 과방위 전체회의조차 금주 중 열릴지도 미지수. 표면적 이유는 인사청문회 일정에 대한 이견 이지만 결국은 소위 구성 문제로 전체 상임위 일정이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 유료방송 합산규제 등 현안 '제동'
과방의 소위 구성 논란이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문제까지 겹치면서 향후 현안 처리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인사청문회 일정은 과방위 내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사안이나 각 현안들은 법안소위까지 더 복잡한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당장 유료방송 합산규제 처리가 관건이다. 6월 일몰을 앞두고 이의 유지 또는 연장 등의 결정이 시급한 상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여야가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과방위에서는 정식 논의된 바 없다. 4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지난 2010년 KT가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불거졌다. 위성방송은 스카이라이프가 유일해 당시 전체 유료방송의 3분의 1의 점유율을 넘지 못한다는 규제를 벗어나 있었다. 이에 따라 SO와 IPTV에 위성을 더한 합산규제 법안이 2015년 3월 국회를 통과했다.
일몰 조건 당시 통합방송법 제정을 감안한 조치였으나 현재까지 진전조차 없는 상황. 별다른 논의가 없다면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예정대로 6월 27일 일몰된다.
이 전에 3년간의 합산규제 영향에 대한 분석이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현재 김성수(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추혜선(정의당)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언론공정성실현모임에서 통합방송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올해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상반기 중 법안 발의를목표로 하고 있다. 지상파와 IPTV, 케이블 등이 서로 공정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한편, 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외에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분리공시, 망중립성 등 ICT와 관련된 현안들이 처리가 시급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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