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이 '오너 사위' 주식처분 의혹에 휩싸이며 금융당국이 DB금융그룹을 전수조사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이 차바이오텍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해 금감원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특수관계를 이용해 차익을 낸 김 부사장에게 경영 승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로 경영 승계를 막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감리를 예고한 만큼 차바이오텍의 부실을 특수관계인인 김남호 부사장이 몰랐을 리 없다"며 "내부 정보를 미리 알았기에 주식을 내다 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자숙하라"면서 "김기식 금감원장이 새로 부임한 만큼 DB금융그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독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부사장은 지난 2월 부터 3월 초까지 자신이 보유했던 차바이오텍 주식 8만2천385주를 전량 처분했다. 전체 매각 규모는 약 29억원으로 매도차익은 약 19억원이다. 김 부사장은 2016년 4월 차바이오텍이 조달한 전환사채(CB)에 10억원을 투자한 뒤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삼정회계법인이 차바이오텍의 2017년 회계연도 감사 결과를 '한정'으로 내놓은 지난달 22일과 매도 시기가 맞물리면서 내부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 부사장이 사전에 보유주가 관리종목으로 분류되리라는 미공개정보를 입수해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이미 내부 정보를 확인한 상태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미 감리가 예고된 가운데 매도 당일 3만원대였던 주가는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차바이오텍의 주가가 급락해 4일 현재까지도 2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의 주가는 올해 1월 52주 최고가인 4만2천800원까지 치솟았다.
차바이오텍은 공시를 통해 "당해 사업연도의 감사의견은 한정"이라며 "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해 외부 감사인과 당사 경영진 간의 의견이 불일치했다"고 전했다.
DB금융그룹은 김 부사장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차바이오텍 주식 매도건과 DB금융그룹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DB금융그룹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결코 없다"며 "감독기관이 모니터링 조사를 해보면 명확히 진실이 밝혀질 텐데 차바이오텍 주식 매각건과 전 상관없는 DB금융그룹을 조사하라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김 부사장의 차바이오텍 매도 관련 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차바이오텍이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는 이유로 지난 2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전 김 부사장이 차바이오텍 주식 8만2천여주를 모두 처분한 것을 두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모니터링은 정식 조사의 전 단계로, 금융당국은 혐의점이 확인된다면 불공정거래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