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5천억원 투자 유치에 나섰던 쿠팡이 증자를 통해 2천억원을 조달했다. '자본잠식 위기론'까지 대두됐던 쿠팡의 자금줄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5번의 증자를 통해 2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투자 유치금을 늘어난 주식 수로 단순 계산하면 주당 평가액은 2천500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쿠팡의 밸류에이션은 5조3천억원으로, 지난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가 회장이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을 투자했을 당시의 기업가치(5조)와 비슷하다.
지난 연말부터 쿠팡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5천억원 규모의 펀딩에 나서왔다. 로켓배송 사업 확대로 최근 2년(2015~16년) 연속 5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자본금을 거의 다 소진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 쿠팡의 자본총계는 3천181억원으로, 2017년에도 전년과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을 경우 자본잠식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다행히 이번 투자 유치로 쿠팡도 약 반 년간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투자자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쿠팡의 모회사이자 미국법인인 쿠팡엘엘씨를 통해 자금이 수혈된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엘엘씨가 그동안 투자 유치 작업을 꾸준히 벌여온 만큼, 모기업이 쌓아놨던 자금 중 일부를 한국지사로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갑작스런 쿠팡의 투자 유치 소식에 위메프와 티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위메프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의미있는 결과를 내진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1천3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한 티몬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현재도 티몬은 주요 투자자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메프는 별다른 소식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업계가 각종 비용을 줄이며 내실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외형성장"이라며 "올해는 신세계 등 대형 유통사도 온라인 사업을 강화할 전망이어서 기존 사업자들도 선제적인 투자를 위한 총알이 많이 필요하다. 추가투자유치 여부에 따라 이커머스업체의 생사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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