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삼성증권과 대한항공이 최근 '대형 배당사고'와 '갑질' 사건이 터진 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 같은 대형 사건이 터졌음에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조용하다. 증권사의 리서치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에서 지난 6일 삼성증권 배당사고 이후 보고서를 발간한 곳은 메리츠종금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 2곳이다.
지난 6일 이후 삼성증권의 주가는 10% 이상 추락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고객 신뢰를 잃으면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거래를 잠정 중단하고 한국은행도 외화채권 매매를 잠정 중단하면서 기관투자자와 거래에 빨간불이 켜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주가 급락에도 증권사 2곳을 제외하고 삼성증권을 분석하는 다른 7곳의 증권사는 아직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담당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렸다는 '갑질' 의혹에 휩싸이면서 대한항공의 주가는 급락했다. 사건 이후 3거래일 간 대한항공의 주가는 7% 이상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번 갑질 사건을 다룬 리포트는 신영증권 단 한건에 불과하다. 올 들어 대한항공을 분석하고 실적 추정치를 낸 증권사는 14곳 중 다른 13곳은 관련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항공 담당 애널리스트는 "조 전무의 갑질이 정량적으로 회사에 어느 정도 손실을 끼칠지 계산하기 힘들다"며 "회사와의 관계도 있고 이 사건과 관련해서 보고서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은 리서치센터의 객관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증권사 보고서의 검수를 강화하는 심의위원회를 설치했다. 애널리스트들이 법인영업에 휘둘리지 않도록 보수기준을 명문화하고 증권사와 상장사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신고센터도 설치했다. 또 매도 리포트 비율을 늘리고 목표가 괴리율 등을 공시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증권사 리서치의 한계는 현실적으로 바뀐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는 이번 사건처럼 리포트를 아예 내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삼성증권이나 대한항공처럼 이슈가 있을 때마다 증권사에 직접적으로 보고서를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도 "작년에 추진한 내부검수 심의위원회, 목표가 괴리율 공시 등 간접적 방향으로 리포트 생산을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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