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한중 양국 간 화해무드에 화장품 업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8% 줄어든 1조4천579억원, 영업이익은 27.43% 줄어든 2천2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예상매출액은 1조6천841억원, 영업이익은 2천707억원으로 각각 5.21%, 4.16%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이 지난 3월 '금한령'을 내린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 화장품업계 실적이 부진한 것은 당연하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년만큼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1분기 실적 기저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3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105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7.85% 늘었지만 작년 1분기보다는 30.52% 줄었다.
그렇다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 방향이 엇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에서는 고(高)마진 채널인 면세점 매출액이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대비 41.9% 줄어들고 LG생활건강은 11.2%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는 브랜드 이미지 보호를 위한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라네즈·헤라·아이오페·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을 최대 5개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다. LG생활건강도 후·공진향·인양 3종 등과 숨·워터풀 3종 등 세트제품의 구매수량(최대 5개)을 제한했으나 아모레퍼시픽보다는 제한폭이 적은 편이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마진 채널의 매출 부진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이익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구매제한 강화로 기업형 리테일러들의 매출 공백 완화를 기대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LG생활건강은 "'후'와 '숨' 등 럭셔리 브랜드 판매가 양호하고 리셀러 구매 영향도 외형 성장에 일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역성장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회복세가 뚜렷하진 않지만 국내 입국자수가 점점 반등하고 있어서다. 올해도 지난 1월 31만명에 불과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2월 35만명, 3월 40만명으로 점차 증가 추세다. 업계에선 하반기부터 단체관광도 조짐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체 관광이 언제 재개될 지 정확한 시점은 예견하기 어렵지만 화장품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이에 앞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완화된 태도가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빠르게 정상화시켜 구매대행업자들의 한국 브랜드 취급을 증가시킬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작년 2분기에 시작된 화장품 섹터 감익 추세는 올 1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미 중국 현지의 K뷰티 수요 회복은 작년 3,4분기 실적을 통해 부분적으로 확인됐다. 단체 관광이 여전히 금지돼 있어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의구심 존재하지만 방향성이 정해진 이상 정확한 타이밍은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오는 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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