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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보편요금제 규개위 '통과', 내달 국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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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간 이견 많았지만 원안대로 의결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빠르면 내달 국회에 법안을 제출, 연내 절차를 마무리 한다는 목표다.

규제개혁위원회는 11일 정부서울종합청사에서 제413차 회의를 열고 과기정통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이 핵심이다.

규개위는 지난달 27일 412차 회의를 열고 보편요금제를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 관계자들과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강병민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 위원장(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의견을 청취한 가운데 이견이 커 추가 심사키로 한 것.

이에 따라 2차 심사가 된 413차 회의에는 알뜰폰사업자 대표로 박효진 세종텔레콤 상무, 전문가로는 김도훈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와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 정부부처에서는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이 참석, 찬반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보편요금제가 논란 끝에 규개위를 통과함에 따라 법제처를 거쳐 이르면 6월 국회에 제출된다. 과기정통부의 기존 목표는 상반기 법안 발의, 연내 통과를 희망하고 있다.

◆ 알뜰폰, 선제적 경쟁 기반 정책 마련 '요청'

이날 회의에서는 보편요금제로 타격이 불가피한 알뜰폰 업계 의견 청취에 집중했다.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나 이에 앞서 알뜰폰이 생존할 수 있는 경쟁기반 마련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효진 상무는 "정부 취지에는 동감하나 주된 시장인 중저가 시장에 이통사가 진입하는 것으로 알뜰폰에게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알뜰폰 사업 활성화 없이 보편요금제에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망 도매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면제 연장 등을 요구했다.

실제로 알뜰폰은 현재 보편요금제 수준의 약 23종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2만원대 보편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알뜰폰 입장에서는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더 싼 가격에 내놔야 한다. 대략 30% 이상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알뜰폰 업계는 1만4천원 수준의 요금제를 내놔야 보편요금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수준까지 요금을 내리려면 망 도매대가 인하가 선결돼야 한다는 것. 한시적인 전파사용료 면제 역시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전성배 국장은 "망도매대가 비율이 40%로 돼 있지만 30%로 떨어뜨리면 보편요금제에 대응하는 알뜰폰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다"며 "전파사용료 면제 정책도 추진 중이고, 지속적인 지원 강화도 계획 중"이라며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 "독과점 시장" vs "충분한 대안 있다"

그러나 보편요금제를 놓고 여전히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김도훈 교수는 보편요금제가 매우 강력한 요금 규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충분한 대안이 있음에도 정부가 보편요금제를 강제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

김도훈 교수는 "시장경쟁 논리로 가야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단기적으로는 혜택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손실"이라며, "단말자급제가 활성화가 되고 있고, 이후 단말이 요금제에서 빠지면서 통신요금도 투명해지고, 알뜰폰 서비스도 다양한 기능이 추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4이통이 진입하면 보편요금제 수준의 저가 요금제가 도입될 수도 있다"며, "주파수 경매 기금도 1조에서 2조원 정도 있는데 거의 안쓰고 있고, 이를 공공 와이파이 쪽에 쓰는 것도 (가계통신비 인하)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재현 KISDI 실장은 국내 이통시장은 한정된 주파수와 사업자수에 제한이 있는 독과점 시장으로 정부 개입이 불가피한 규제 산업임을 강조했다.

특히 경제적 효율성만 따지기 보다 공익성을 고려해야 하며, 고착화된 경쟁구도를 깨기 위해서라도 보편요금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것.

여재현 실장은 "국내 이통시장은 많은 경쟁 활성화 제도를 도입했으나 시장구조가 고착화됐다"며 " 1997년 5개 사업자로 출발해 이후 3개 사업자로 축소되면서 5:3:2 점유율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뜰폰은 저가 경쟁을 촉진하고, 도매를 이용해 망없이 이통사업(MNO) 진출 여건을 만들고자 도입됐다"며, "그러나 SK텔레콤과 CJ헬로 합병추진건에서 보듯 알뜰폰 1위 사업자도 이통사가 합병을 시도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통사 매출 하락보다 소비자 이익 크다"

개정안을 발의한 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에 따른 이통 3사의 수익저하 보다 소비자 이익이 크다는 논리를 앞세워 이의 강행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성배 통신정책국장은 "보편요금제를 도입하면 이통사 3사 매출이 7천812억원 가량 내려가지만, 이용자 편익은 연간 1조원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는 보편요금제를 2만원에 출시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법안 내용으로는 1만8천원에서 3만5천원 내에서 결정하도록 해 2만5천원에 출시되면 실질적 매출 감소부분은 2천990억원으로 확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업이익 감소로 인한 5세대통신(5G) 투자여력 감소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전 국장은 "통신비를 인하하면 주파수 대가 관련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있고, 다음 네트워크 설계할 때 공동구축 할 수 있도록 제도 역시 준비 중"이라며, "산업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개위 역시 이 같은 사회적 필요성에 대한 부분을 크게 감안, 논란에도 이를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해관계자들의 의션 수렴과 전문가 찬반 의견을 듣고 우려와 필요성에 대해 위원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의 진행 과정에서 보완 등을 전제로 원안처리를 결정했다는 후문.

이에 따라 보편요금제는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달 국회 제출 등 입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이에 대한 이견이 여전해 국회 처리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전 국장은 "가능하면 상반기 내 끝내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다"며, "저희 결정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공백없도록 성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규개위 심사 마지막에 위원들 요청으로 회의에 참석,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저가요금제 재설계 등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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