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안전성 조사결과'에서 시험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단체는 실험결과 원본을 공개하라며 식약처를 압박하고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KBS는 식약처가 생리대에서 헥산·벤젠 등 유해물질이 다수 검출된 시험결과는 비공개하고 대부분의 유해물질이 불검출로 나온 자료만 최종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시료 0.5g으로 실험한 결과는 은폐하고, 생리대 1개 무게(5g)의 50분에 1에 불과한 0.1g으로 실험한 결과만 발표했다는 설명이다.
시료의 양이 충분치 않으면 유해물질 검출 확률이 떨어지는 데다, 생리대를 가위로 자르는 과정에서 휘발성이 강한 유해물질이 빠져나갈 수 있어 조사 신빙성의 의심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여성환경연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해물질이 적게 검출된 실험결과만을 발표한 과정과 판단과정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된 실험결과 원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여성과 국민 앞에 사과하는 동시에 생리대 안전과 여성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조사방법과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 허가·관리 주체인 식약처가 생리대 유해성 논란을 잠재우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불검출 가능성이 높은 자료를 공개한 것"이라며 "식약처는 어떤 과정과 근거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은 없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는 올해 12월에 프탈레이트 조사결과를, 내년 말에 다이옥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여성들은 식약처의 어떤 검출 결과 발표나 안전성 평가도 신뢰할 수 없다"며 "식약처는 생리대 안전을 책임지는 주체로서 제대로 된 조사와 후속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실험 과정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료·분석·위해평가·소통전문가로 구성된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와 식약처 공식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검증 절차를 거쳐 타당성을 인정받아 시험과정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생리대 VOCs 시험법은 존재하지 않아 시험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료량으로 예비조사를 실시했다"며 "시료량을 0.5g으로 하는 시험법은 정확한 VOCs 양을 측정할 수 없는 시험법으로 확인돼 사용된 표준시약 등을 고려할 때 0.1g 채취가 최적조건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 "시험과정 중 VOCs의 휘발성을 고려해 생리대를 드라이아이스 위에서 잘라 초저온(-196℃)으로 동결·분쇄했고 샘플채취, 보관 등 모든 과정도 드라이아이스 상에서 신속하게 수행해 VOCs의 휘발을 최대한 방지했다"며 "생리대를 가위로 자르는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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