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효성이 오는 6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발행한 회사채가 흥행을 거두면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효성이 인적분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사업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금융업계의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이 최근 KB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3년 만기의 1천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작업에 나섰다. 1천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천970억원의 주문을 확보해 경쟁률 1.97:1을, 300억원 회사채에는 910억원이 몰리면서 경쟁률 3.03:1을 기록했다.
통상 오너리스크 등 대외변수가 큰 기업의 경우 공모채 발행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현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실제로 효성은 매년 꾸준히 회사채를 발행해오다 지난해 오너일가 분식회계 이슈 등의 이유로 공모채 발행을 진행하지 않았다.
더욱이 효성은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난 3조98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한 1천622억원을, 당기순이익은 45.6% 줄어든 649억원을 기록했다.
지주사 전환 문제 역시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효성은 내달 1일부터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 지주회사와 분할회사인 효성티앤씨(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 4개의 사업회사로 나뉘게 된다.
자회사 실적이 악화될 경우 분할존속사인 ㈜효성의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효성은 중공업과 건설, 섬유, 무역, 산업자재, 화학 등 6개 분야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면서 업황 리스크에 대한 분산 효과를 누려왔지만, 이같은 분산 효과는 지주사 전환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이같은 각종 변수에도 효성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회사채 발행을 단행, 초과수요를 확보했다. 앞서 효성은 지난 3월에도 1천300억원을 모집하기 위해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천780억원의 주문을 확보해 1천400억원을 증액 발행한 바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기업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업계에서는 효성에 대해 매수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효성의 현재 시가총액이 4조6천억원이나 재상장 시 5조6천억원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부터 실적 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효성의 2분기 영업이익이 주력 제품의 수익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한 2천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섬유부문의 스판덱스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하고 MDI 등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분할기일에 따른 효성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각 회사의 영업가치를 고려한 총 합산 영업가치는 11.3조원으로 올해 예상 EBITDA 1.4조원 대비 약 8배 수준으로 적정한 밸류에이션이라고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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