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올 들어 이동통신 번호이동 경쟁이 신통찮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도 번호이동 건수가 전년대비 크게 줄고 있다. 5월에도 20% 가까이 줄었다.
보조금 혜택이 줄면서 번호이동 대신 기기만 바꾸고 선택약정할인이나 데이터무제한 등 요금혜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들의 요금 인하 경쟁은 불붙고 있다. 지난해 선택약정할인율 확대를 시작으로 올 들어 데이터사용 증가에 초점, 사용량을 늘리고 요금 부담은 낮춘 상품이 앞 다퉈 출시되고 있는 것.
이통시장 경쟁이 보조금 등 경쟁에서 요금 경쟁으로 본격 옮겨가는 형국이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전화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47만7천367건을 기록했다. 4월 43만8천448건 보다는 8.8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이른바 '석가탄신일 대란'이라 불릴 만큼 갤럭시S8 보조금 경쟁으로 번호이동 시장이 달아올랐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 당시 번호이동 건수는 58만1천124건에 달했다. 이에 비해 올해는 17.85% 줄어든 셈이다.
이 처럼 번호이동은 올 들어 계속 감소세다. 3월 50만947건을 제외하면 줄곧 40만건 대를 밑돌고 있다. 전년 대비 월 평균 10만건 가량 줄었다.
특히 지난달은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G7이 출시됐지만, 번호이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선택약정할인율이 25%로 확대, 보조금을 받고 회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매력이 크게 떨어진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사들도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을 앞세워 기존 가입자를 지키거나, 우량고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번호이동 중심의 시장 경쟁 양상에도 뚜렷한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보조금 경쟁에서 발을 빼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번호이동 증가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2만원대 보편요금제 등 이통사에 대한 요금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으로 경쟁이 옮겨간 배경이 되고 있다. 최근 이통 3사는 로밍 요금을 낮추거나 신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우량 고객 확보에 공들이고 있는 것.
실제로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은 계속 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기준 LTE 가입자 1인당 데이터사용량은 7천241MB(7.07GB)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또 지난 1분기 전체 LTE 가입자 중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는 30.76%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이는 2015년 6월부터 전체 트래픽 소비 유형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동영상 시청 추세가 확대되는 것과 맞물린 변화로 풀이된다.
이통 3사의 요금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낮은 요금을 찾아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다소 주춤해졌다.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건수 중 알뜰폰 비중은 17.48%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15.7%였던 것에 비하면 늘어났지만, 전월 대비 3.23%p 줄어든 수치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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