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NS홈쇼핑이 방송제작을 담당하는 100% 자회사 '한스컨버전스'와 사원증을 분리하기로 하면서 자회사 직원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표면상 갈등 요인은 사원증이지만, 그동안 홀대받아왔던 방송기술직들의 설움이 폭발하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은 최근 한스컨버전스 자체 사원증을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한스컨버전스는 지난 2008년 NS홈쇼핑의 영상제작본부가 분사해 설립한 회사로, TV홈쇼핑 촬영·편집·송출 인력 등이 속해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NS홈쇼핑이 서울 목동에서 현재의 판교세븐벤처밸리로 옮겼을 때부터 한 건물을 사용하면서 NS홈쇼핑 사원증을 써왔다.
문제는 수년 전부터 NS홈쇼핑과 한스컨버전스의 합병설이 돌고 있던 가운데, NS홈쇼핑이 자사와 한스컨버전스 직원들의 사원증을 분리하기로 하면서 '모회사-자회사' 구도가 굳어지게 된 점이다. 더욱이 지난 2016년 NS홈쇼핑이 '방송사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제일홀딩스로부터 한스컨버전스 지분 100%를 5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 같은 소문에 힘이 실렸었다.
익명의 내부 관계자는 "한스컨버전스는 NS홈쇼핑이 IT기업이 주로 입주한 판교테크노밸리에 들어가기 위해 전략적으로 떼어낸 기업"이라며 "이 때문에 내부에선 NS홈쇼핑이 다시 한스컨버전스와 합병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는데 갑자기 사원증을 분리한다고 해 당혹스럽다. NS홈쇼핑의 일을 맡기면서도 내부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NS홈쇼핑이 오는 7월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방송기술직 특성상 주 52시간 근무가 어려운 만큼, 양사 간 구분을 명확히 해 책임소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앞서 NS홈쇼핑은 잔업한 만큼 기본 근무시간을 빼주는 유연근무제를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하고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다.
즉, 사원증 분리는 하나의 계기일 뿐, 심층적으론 NS홈쇼핑에서 일을 하지만 원청과 하청관계에 놓인 사업구조가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직장인 익명앱인 '블라인드'에는 'NS홈쇼핑에서 일을 했는데 이에 대한 재직증명은 받을 수 없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근무처가 NS홈쇼핑이 아니라서 비싼 이율을 적용받아야 한다' 등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NS홈쇼핑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합병설은 예전부터 직원들 사이에서 돌던 소문으로 회사의 공식입장은 아니었다"며 "올해로 한스컨버전스가 설립 10주년을 맞은 만큼 기틀을 잡자는 취지에서 사원증을 만들게 된 것이지 그 외의 동기는 없다. 또 현재 한스컨버전스의 처우는 NS홈쇼핑과 차이가 없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고 말했다.
판교 입주를 위해 한스컨버전스를 전략적으로 분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HDTV와 IPTV가 보급되면서 방송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던 때여서 TV홈쇼핑업계에서도 방송기술이 화두로 떠올랐었다"며 "방송기술을 확보하고 선진화하기 위해 자회사를 만든 것이지 판교 입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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