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올 초 충남 천안에 물류센터를 오픈한 쿠팡이 이달 경기 여주에도 대형 물류센터를 마련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물류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8일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쿠팡은 원로지스가 경기도 여주시에 보유한 토지 9천600평(2만9천66㎡)과 물류센터를 이달 초부터 2021년 5월 말까지 임대하기로 했다. 물류센터는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연 면적 1만1천평(3만5천695㎡)에 이른다.
영동·중부내륙고속도로와 인접하고 여주 IC와는 3.3km 거리에 있어 강원·충청권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쿠팡은 올 초에도 충남 천안에 홈플러스가 구축한 초대형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천안 물류센터는 대지면적 4만5천평(14만8760㎡)에 건물면적 1만6천600평(5만4876㎡)으로 2003년 신축 당시 아시아 최대 물류센터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 외에도 쿠팡은 경기도 덕평·광주, 서울 장지, 경남 양산, 경북 칠곡, 인천 물류센터 등 54개 배송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손실(6천389억원)로 자본잠식에 빠졌던 쿠팡은 올해도 상품 셀렉션과 로켓배송 확대를 위한 물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세간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단기 실적보다 쿠팡에서 살 수 있는 상품 수와 로켓배송 지역이 확대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평소 김범석 대표는 "한국 온라인 시장은 작아 보이지만, 여전히 인터넷으로 살 수 없는 제품들과 다음날 배송이 불가능한 지역이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쿠팡은 로켓상품 셀렉션을 700만종 이상으로 확대했다. 최근에는TV·냉장고·세탁기·컴퓨터 등 대형가전 등도 판매하며 가전 양판점을 위협하는 중이다.
이 같은 대형가전에 힘입어 쿠팡의 로켓배송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5월 첫주 하루 평균 로켓배송 상품 수는 140만개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덕분에 1분기 매출액도 전년 대비 80% 성장했다. 작년 4분기 매출 증가율이 60%였던 점을 고려하면 쿠팡의 성장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이은 물류센터 오픈으로 지난 연말부터 발생했던 입고지연 문제도 해소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쿠팡의 셀렉션이 크게 늘면서 물류센터 공간이 부족해져 판매자들의 상품이 외부 천막에서 1~2달씩 방치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정산 지연 및 상품 분실 등으로 이어져 판매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높았다.
◆쿠팡, 물류센터 확장 이어 물류 법인 설립…택배 사업 가시화
일각에선 쿠팡의 물류 투자가 궁극적으론 택배 사업을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1억200억원을 출자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유한회사' 상호로 법인등록을 마쳤다. 해당 법인이 어떻게 사업을 전개해 나갈지 정해진 바는 없지만 제3자 물류(3PL)사업을 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진다.
더욱이 1.5t 미만의 친환경 화물차라면 신규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쿠팡은 2015년 대구시와 배송 차량을 전기차로 운영하는 '친환경 첨단 물류센터' 건립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기 화물차 시대를 준비해왔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물류 인프라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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