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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균] 포스코 사외이사들의 부적절한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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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세상 만물은 자체로 정화력을 갖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대도시 주변에 널려있는 하천도 그렇다. 우리가 보기엔 각종 오수와 폐수로 하천이 심하게 오염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하천 내에서 희석과 확산, 그리고 미생물 분해작용 등이 한데 어우러져 끊임 없이 자정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어느 수준까지만 가능하다. 일정 수위를 넘는 오염물질이 한꺼번에 뒤덮을 땐 자정능력을 상실하기 마련이다.

포스코의 현실이 그렇지 않나 싶다. 포스코는 지난 1968년 4월 1일 일본과 한일각료회담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차관과 기술을 제공받아 설립된 국민기업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바뀌는 흑역사를 써 내려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집권기(1993년 2월∼1998년 2월) 전후로는 무려 3명의 회장이 교체됐다. 포스코 설립을 제안했던 고(故) 박태준 초대회장(1968년 4월∼1992년 10월)을 포함해 황경로(1992년 10월∼1993년 3월)·정명식(1993년 3월∼1994년 3월) 회장이 자리를 떠났다. 김만제(1994년 3월∼1998년 3월) 회장은 김대중 정부(1998년 2월∼2003년 2월) 출범 직후에 사임했다.

지난 2000년 9월 민영화의 길로 들어선 이후에도 바뀌지는 않았다. 민영화를 주도했던 유상부(1998년 3월∼2003년 3월) 회장은 노무현 정부(2003년 2월∼2008년 2월) 출범 직후에 사퇴했다. 이어 후임자인 이구택 회장(2003년 3월∼2009년 1월)은 2007년 봄 한차례 연임했으나, 이명박(MB) 정부(2008년 2월∼2013년 2월)가 들어선 1년 뒤인 2009년 초 정치권 외압 논란 와중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MB 정부에서는 정준양 회장(2009년 1월∼2014년 3월)이 뒤를 이어받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임했다.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7년 3월 간주) 때 취임한 권오준 회장(2014년 3월~2018년 4월)은 재임에 성공하고도 지난 4월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23일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을 차기 포스코 회장 2명의 후보군에 넣은 뒤 막판 진통 끝에 최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들(KT·포스코)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니 CEO후보추천위의 자율적인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전후 과정을 들여다보면 일부 사외이사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여전히 많은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어렵게 도출한 CEO후보추천위의 1인 후보 결과물마저 정당성을 훼손한 느낌이다.

승계카운슬이 처음 면접대상자 5명의 후보군을 마무리 지었음에도 다시 추가로 받으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그것도 승계카운슬에 포함되지 않은 김성진 사외이사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이는 투명성을 생명으로 하는 승계카운슬의 철차와 정당성을 모두 흔들리게 한 행위다.

이명우 사외이사의 처신도 적절하지 못했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있던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정황이 녹취록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전에 특정 후보를 내정한 게 아닌지 의심을 살 만했다.

최종 후보 선정도 논란을 낳았다.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부출신 5명의 면접대상자를 선출한 점이 그렇다. 결국 내부출신인 최 사장이 최종 1인 후보로 확정했지만, 개혁의 동력이 제대로 작용할 지는 지켜볼 일이다.

포스코의 설립이념은 철을 생산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한다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이다. 최 내정자가 포스코의 설립이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봤으면 한다. 포스코의 자정능력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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