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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안, "주체별 합의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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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이탈 우려" VS "카드수수료 인하 여력" 업계 반응도 갈려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1천원 이하 소액 카드결제도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의무수납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르며 카드업계와 자영업자, 소비자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는 결제 편의성을 이유로, 카드업계는 소비자 이탈과 사업비 소진 없는 카드수수료 인하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소비자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부의 방향키도 적극에서 관망으로 돌아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를 두고 올해 내 논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앞서 26일 '카드사 CEO 간담회'를 열고 카드업계의 수수료 재산정과 함께 논란이 돼 온 카드업계의 현안들을 두루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의무수납제란 100원짜리 물건 하나를 살 때에도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결제가 쉬워져 당장의 매출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카드수수료가 쌓이는 부담도 낳는다.

금융당국이 구성한 의무수납제 검토 TF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한국금융연구원, 공인회계사협회, 여신협회, 민간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한다. TF는 소비자의 혜택과 가맹점의 수수료 절감 가능성 등을 눈 여겨 볼 예정이다.

의무수납제가 카드업계와 밀접한 사안인 만큼 카드업계 내부에서도 의견 교환이 활발하다.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카드수수료 인하의 또 다른 해법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의무수납제 폐지를 반대하는 카드사들은 카드 점유율 축소를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소액결제가 '현금 없는 사회'를 정착시킨 일등공신인데 의무수납제를 폐지해 소액 결제가 어려워지면 간편 페이 시장으로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며 "곰은 재주가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격"이라고 답했다.

다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상황에서 의무수납제 폐지가 카드수수료 인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더민주의 공약이었던 카드수수료 인하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카드사 스스로도 인하 여력을 찾아야 하는데, 의무수납제가 폐지되면 자연스럽게 자영업자의 부담이 감소돼 수수료 인하 압박도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또 소액결제가 더 이상 카드업계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인카드의 평균승인금액은 3만5천149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같은 금액을 쪼개어 결제하면 할수록 최소 비용이 발생해 카드사의 수익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렇게 결제 금액은 줄어들고 결제 건수는 늘어나면서 카드수수료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뀌는 추세다.

한편 의견이 좁아지지 않으면서 의무수납제 완전 폐지와 부분 폐지도 검토되고 있다. 소액을 기준점으로 이 금액 이하에서는 의무수납제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식이다. 소득세법상 연매출이 2천400만원 이상이면 카드사와 가맹을 반드시 맺어야 하는데 아예 이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가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번번이 반발에 부딪혔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중장기적 사안이라고 언급했으니 연내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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