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 2016년 수주절벽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마저 또다시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회사의 경영난을 외면한 채 매년 파업을 연례적으로 강행하는 것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4년 이후 5년 연속 파업에 돌입한다. 특수선 근로자를 제외한 전 노조 조합원들은 오는 13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고용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상경투쟁에 나선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4월 임시대의원회의에서 ▲기본급 14만6천746원 인상 ▲성과급 250%+α ▲자기계발비 인상 ▲하청노동자 근로조건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동결과 임금 20% 반납을 주장했다.
노사는 끝내 임금과 인력감축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와 쟁의조정에 따른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파업수순에 돌입했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여름휴가 전 임금교섭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음주 집중 투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간부들은 지난 9일 오후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임금 10% 반납 및 상여금 분할지급안을 내놨다.
노사의 입장차가 계속되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2~3일 실시한 찬반 투표에서 93.4%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또 지난 2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 결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려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졌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오는 2020년까지 파업 등 쟁의활동 없이 약 5조8천억원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댓가로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약속을 깨고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심각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주부터 최근 2년간 진행하지 못한 임단협에다 올해까지 포함해 3년치 교섭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여서 양측의 구체적인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쉽게 임단협을 타결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악의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파업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으로 노조의 힘든 부분을 공감하지만, 수주회복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파업은 다같이 공멸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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