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종호 기자]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드루킹' 김모(49)씨의 공범으로 판단, 피의자 신분 수사를 진행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김 지사를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앞서 김 지사는 경찰·검찰 수사 단계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범 관계라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확인하고, 사실상 승인했다고 본 것이다.
앞서 드루킹은 옥중편지를 통해 지난 2016년 10월 김 지사에게 이른바 '킹크랩' 프로그램의 초기 버전을 시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킹크랩이란 매크로, IP 변동, 인터넷 정보 조작, 사용자 정보 등 기능이 담긴 통합 프로그램으로, 드루킹 일당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드루킹과 그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서 김 지사가 킹크랩 프로그램 시연을 지켜봤다는 다수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아울러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및 인근 컨테이너 창고 등에 대한 현장조사·압수수색을 통해서 드루킹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수의 물적 증거를 확보한 바 있다.
특검팀은 특히 드루킹이 최근 자진 제출한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주목하고 있다. 해당 USB 안에는 김 지사와 드루킹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시그널'을 통해 나눴던 대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 지사가 지난해 1월 드루킹에게 대선 후보 정책 공약 관련 자문을 요청하는 등 밀접한 관계였다는 정황이 다수 담겨 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 같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김 지사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전날 김 지사 관사 등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신문 사항 등 조사 준비가 완비됐을 때 김 지사 측과 소환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김 지사에 대한 소환 시기는 정해진 게 없다는 게 특검팀 측 설명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드루킹을 소환해 김 지사와의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드루킹은 변호인 입회하에 특검 조사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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