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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고화 vs 혁신성장…인터넷銀 '은산분리' 논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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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변화기류 이어 금융수장 '긍정적' …"규제 완화해 핀테크 혁신 불러야"

[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ICT 금융산업 도약을 위한 발판인가, 천만계좌 예금의 재벌 사금고화인가.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를 둘러싼 특례법 추진을 두고 '썰전'이 이어지고 있다.

1년 전 인가 당시부터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주장해 온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요구는 최근 금융권 수장의 '긍정적' 발언과 함께 논란을 재점화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3일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ICT 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게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데 금융위도 공감한다"며 "ICT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회와 긴밀히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시점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통한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는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감독당국은 정책 목표를 위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무형의 문제를 잘 감독하는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게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부정적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현행 은행법 은산분리 규제는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최대 34~50%까지 지분 보유가 가능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지난 2016년 11월 국회에 발의됐지만 진척이 없던 것을 출범 1주년을 즈음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별법 등을 통한 지원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KT와 카카오가 현행법상 10% 지분, 소유 4% 의결권 만으로는 핵심 ICT 기술과 인력 양성이 어렵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부가능해 책임 경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그간 당론을 통해 은산분리를 주창해온 여권 내 분위기도 변화하고 있다.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 및 지원을 위해 후반기 상임위 구성이 완료된 후 야당과 합의에 나설 뜻을 밝혔다. 당론 공식입장이 아님을 전제로 정 의원실 관계자는 "정 의원이 발의한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에 대해 은산분리 원칙 훼손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당내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다"고 강조한 맥락과 맞물려 여권 내 변화기류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7일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통해 정책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당초 6일로 예정된 여름휴가까지 미루고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는 만큼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뚜렷한 정책방향이 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대주주 '사금고화' 방지책 있나…각계 의문 제기

이를 두고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완화 예외 조항이 궁극적으로 은산분리 기본 원칙을 깨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 측은 "은산분리 규제는 금융의 공공성 확보 및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방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일 뿐만 아니라, 금융산업의 건전성 유지라는 금융감독 고유의 목표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감독원칙이다"며 반대 뜻을 고수했다.

경실련 역시 "금융감독이 업계와 정치권의 요구에 휘둘리고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각한 우리 경제구조에서 은산분리 규제가 지속돼야 하는 유효한 원칙이다"는 입장을 보였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정부는 혁신 성장과 고용 촉진 명분을 내걸고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지만 사실상 우회적인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추 의원은 이들 참여연대·경실련 등과 함께 7일 오전 국회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열고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각한 우리 경제구조에서 은산분리 규제가 지속되어야 하는 유효한 원칙이라는 취지를 공론화할 방침이다.

반면 사금고화 방지대책 마련과 함께 소비자후생 증진과 핀테크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주장하는 쪽도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해,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산업 전반에 혁신을 촉진시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은 ICT기업이 정보통신기술을 금융에 접목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러다임으로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고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 내 성장할 수 있도록 ICT 기업의 투자는 유인하되, 경제력 집중이나 대주주의 사금고화 되지 않게 자금 운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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