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글로벌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의 관할권 경쟁이 먼저 불붙을 조짐이다.
OTT는 새로운 서비스로 현행법상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방송과 통신 진흥정책 주무부처라는 점에서 통방융합 서비스에 대한 법제도 개편이 예상되지만, 이에 앞서 사후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발빠른 제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내부에서 분리된 진흥과 규제 기능 일원화 목소리고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 특히 방통위가 방송진흥 기능 확보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 자칫하면 OTT가 정부조직개편 논의의 방아쇠를 당길 형국이다.
7일 국회 등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는 오는 12월까지 해외 사례를 분석해 OTT 등 신유형서비스에 대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OTT와 같은 방송통신융합형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의 방송법 등 규제체계로는 이용자보호와 국내사업자의 경쟁력 제고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OTT 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 누구나 등록만하면 할 수 있다. 반면 지상파방송과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시장진입뿐만 아니라 편성 등에서 각종 규제를 받고 있다. '규제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유튜브 등 OTT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이를 방통융합 서비스 범위내에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정확한 시장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17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전체 시장 매출 97%를 차지하는 13개 유료 OTT 이용자들 중 44.1%는 OTT가 유료방송을 대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OTT가 기존 방송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지가 판단의 관건"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안에 VOD사업자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으므로, 우선 진행상황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정책 놓고 과기정통부-방통위 다툼 예고
문제는 이 같은 OTT 제도화에 방통위와 과기정통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연내 이의 제도화 방안 마련 등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과기정통부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OTT가 기존 유료방송의 대체재라 볼 수 없고, 제도화를 통해 너무 일찍 규제하면 자칫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또 국내사업자와 해외사업자 간 규제 역차별 문제 역시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OTT 제도화를 놓고 미디어정책을 담당하는 정부조직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과기정통부의 방송정책 권한을 방통위로 가져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나 방통위와 과기정통부의 기능 중복으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현재의 정부조직은 이전 정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변화에 맞춰 정부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미디어정책 담당부처를 (방통위로)일원화하는 것은 부처이기주의가 아니라 원상태로의 복원"이라며, "전 정권에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를 키우는 과정에서 정책 권한이 넘어간 만큼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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