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원유 가격이 ℓ당 4원 오르면서 국내 유업체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시작으로 각 유업체들이 우윳값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이번 우유 가격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만으로, 원유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평균 90원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를 원료로 쓰는 유제품과 빵, 커피,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도 조만간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서울우유는 우유 제품 가격을 이달 16일부터 흰 우유 1ℓ 기준으로 3.6% 인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가격은 소매 판매채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평균 90원, 80~100원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2016년 원유 가격이 인하됐을 때에는 다른 유업체와 달리 흰우유 대표 제품의 가격을 40원에서 최대 100원 인하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노력했다"며 "하지만 그간 누적된 생산비용의 증가 등으로 인해 이번에 불가피하게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원유 기본가격을 1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인상키로 한 바 있다.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가 처음 시행되며 1ℓ 당 가격이 834원에서 940원으로 인상되자, 유업체들은 잇따라 우유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이후 2년간 가격은 동결됐고, 2016년에는 전년도 대비 18원 인하됐다. 지난해에는 가격 동결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서울우유의 이번 인상으로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가격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당장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 후 시장 상황과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인상을 결정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업체들은 이번 흰 우유 가격 인상이 원유 가격 인상보다 인건비와 원자재비,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재고 소진을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를 펼치는 등 유통 구조가 무너져 있어 이번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이 해소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출산 등으로 흰 우유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유업체들은 최대 100억원까지 매년 적자를 보며 사업을 유지하려고 하는 등 경영 부담이 극에 달한 상태"라며 "이번 가격 인상이 수익성 개선에 조금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업계 어려움을 해소하기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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