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롯데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되면서 롯데그룹에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오는 10월 초로 예정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 부장판사)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롯데그룹에서 70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해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5년, 벌금 200억 원을 선고했다. 신동빈 회장과의 단독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재취득 현안에 대한 청탁을 들어주고,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출연하도록 요구했다고 판단해서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명시적 청탁'은 인정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의 묵시적 청탁과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 사이에 대가관계만 인정해 1심과 동일한 판단을 유지했다.
이 같은 재판 결과가 나오자 롯데그룹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선고 결과가 불리하게 나와 신 회장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올해 2월 이 혐의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항소심 공판에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제공했다고 구속된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순수한 지원 요청으로 생각해 기부금을 낸 것으로, 면세점을 하기 위해 뇌물을 준 것이 아니다"고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는 신동빈 회장을 '피해자'로 판단하면서도,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박 전 대통령이 강요를 했더라도 대가관계가 있어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 변호인들은 항소심에서 면세점 현안과 관련해 특혜를 받은 일이 없고, 결과적으로 이득을 보지 못해 청탁을 했다고도 사실상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신동빈 회장 측 변호인은 "면담 당시 신 회장이 청탁할 의사가 없었다"며 "롯데를 제외한 지원금을 준 나머지 6개 기업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신 회장에게만 죄의 판단을 받게한 것은 법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경우 항소심 분리 신청을 해 받아 들여져 공판이 그동안 10여 차례 이상 진행돼 왔다"며 "주요 증인들의 참여와 새로운 증거 자료를 토대로 1심에서 보다 충분한 소명과 설명이 이뤄진 만큼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동빈 회장에 대한 항소심은 오는 29일 결심 공판을 거쳐 10월 첫 주에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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